▲ 2차 드래프트에서 SK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 SK는 부족한 내야 좌타 문제를 해결해줄 적임자로 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허탈한 시즌 마무리에 절치부심한 SK가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취약 지점을 보강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닌 분위기다. 결과야 장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추가 전력 보강을 위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SK는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김세현(32) 채태인(37) 정수민(29)을 차례로 지명했다. 전체적으로 찬바람이 분 2차 드래프트에서 주어진 지명권 3장을 모두 활용했다. 이어 21일에는 kt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포수 허도환과 현금 2억 원을 보내는 대신 내야수 윤석민(34)을 영입해 공격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모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지명이었다. 채태인과 윤석민은 내야와 공격력 보강 차원이다. SK는 올해 코너 내야 백업이 부족했다. 대개 코너 내야수의 경우는 그래도 공격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SK는 그런 자원들이 아직은 모자랐다. 남태혁 김성민 등에 기대를 걸고는 있으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채태인과 윤석민은 분명 나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SK는 “방망이는 아직 쓸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SK는 1루에 제이미 로맥, 3루에 최정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있다. 이 때문에 채태인과 윤석민이 1군 풀타임을 소화할 필요는 없다. 로맥과 최정의 부담을 나눠드는 동시에 팀에 절실했던 대타 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다.

채태인은 올해 59경기에서 타율 0.251에 그쳤으나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2할 후반대의 타율은 보장하는 선수였다. 1루 수비도 뛰어나다. 특히 SK는 팀에 좌타 중거리 자원이 많지 않고, 박정권은 은퇴했다. 일찌감치 채태인을 2차 드래프트 지명 대상자로 점찍은 이유다. 윤석민도 올해 자리를 잃었으나 중거리 타자로 가치가 있다는 판단 하에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기회가 없었을 뿐 기량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김세현은 반등에 기대를 건 케이스다. 김세현은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던 2016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무패 구원왕이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기량과 성적이 모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SK가 1라운드부터 김세현을 지명한 것은 의외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SK는 어깨 통증을 이기지 못한 강지광이 내년부터 다시 야수로 뛸 예정으로 알려졌다. 불가피하게 필승조급 자원 하나가 이탈했다.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필승조 투수들은 내년을 지켜봐야 한다. 보수적으로 따지면 올해 성적을 그대로 낸다는 확신이 없다. 여기에 김택형 김태훈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 중이다. 김세현은 아직 만 32세의 선수고, 몸만 잘 관리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 선수 모두 염경엽 감독 밑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세현은 구원왕으로 발돋움했고, 윤석민도 성적이 뚜렷하게 나아졌다. 채태인도 염 감독과 함께한 1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름대로 ‘활용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법하다.

정수민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관계로 당장 전력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선발과 중간 모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재활을 잘하면 1년 뒤에는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마쳤다.

한편 SK는 전력보강을 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 이홍구 김정빈 김찬호 등 제대 선수들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중앙 내야 보강이 역시 첫 과제다. FA 시장을 계속 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FA보다는 트레이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움직임이다. 물론 SK의 상황을 아는 타 팀들이라 요구 조건이 많고, 그래서 트레이드 논의가 쉽지는 않다. 무산된 건도 있다. 그러나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연말, 혹은 내년 시즌 개막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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