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트레이드로 사실상의 단장 데뷔전을 치른 성민규 롯데 단장(왼쪽)과 정민철 한화 단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와 한화는 올해 최하위권에서 ‘탈꼴찌’ 싸움을 벌였다. 성적은 비참했고, 그 결과 변화가 있었다. 프런트를 이끄는 수장인 단장을 모두 바꿨다. 그것도 조금은 파격적이었다.

모두 젊은 단장을 선임했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 한화는 정민철 단장을 영입해 프런트 지휘를 맡겼다. 두 단장은 의욕적으로 이번 오프시즌에 임하고 있다. 내년 팀 구상의 기틀을 닦는다는 것은, 돌려 말해 자신의 단장 임기의 성공 기틀을 마련하다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스타일과 접근하는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과감하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그런 두 단장이 21일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롯데는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받고, 한화는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현우를 영입하는 2대2 트레이드였다. 기본적으로 지성준과 장시환이 중심이 된 트레이드였다. 포수난에 시달렸던 롯데는 지성준을 영입해 당장은 물론 미래까지 대비했다. 토종 선발진이 붕괴 직전이었던 한화는 장시환의 가세로 한숨을 돌렸다.

사실 KBO리그에서 트레이드는 쉬운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전력 유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데다, 메이저리그(MLB)에 비하면 여러 사람들의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두 초보 단장은 트레이드 시장의 첫 테이프를 과감하게 끊었다. 아직까지 두 단장의 어깨에 구단의 힘이 실려있다는 것을 상징하기 충분한 대목이다.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된다. 성 단장은 이미 롯데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 허문회 감독을 영입한 것은 물론 외국인 지도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지 않는 대신 R&D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롯데의 R&D 투자는 타 팀의 세 배가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성 단장의 폭넓은 정보력을 이용, 외국인 선수 영입과 선진 문물 수혈도 기대를 모은다. 당장 성적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롱런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정 단장은 조금 더 바쁜 상황이다. 한화는 내년이 한용덕 감독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다. 아무래도 성적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게다가 FA 전선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롯데와 달리,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여유가 있는 반면 내부 FA가 많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내부 FA 협상에서 다소간 잡음이 있었다. 정 단장이 협상을 매끄럽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두 팀 모두 외부 FA에는 관심이 큰 것은 아니지만, 원칙적으로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나란히 9위와 10위에 머물렀던 두 팀이다. 그냥 흘러가서는 올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어떤 몸부림이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 팬들에게 '기대가 되는 팀'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의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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