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마흔파이브 제공|메이크스타, 라라미디어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불혹을 앞두고 동갑내기 다섯 명이 하고싶은 대로 해보기로 했다. 

지난 21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마흔파이브는 '스물마흔살'이라는 신곡 노래 제목과 가장 맞는 사람들이었다. 

오래전부터 친구들과 함께 뭉쳐보고 싶었던 김원효의 바람을 담아 시작된 마흔파이브의 마음만큼은 스물 그대로다. 걸핏하면 단체 대화방에서 서로 다투다가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고 단체 대화방에서 나가버리기도 하고, 인터뷰 현장에서도 서로 아웅다웅했다. 

마흔파이브는 각자 지병을 갖고 있다. 혈압과 허리 통증에 이명은 물론이고, '연예인병'까지 앓고 있다는 것이 마흔파이브의 설명이다. 김원효는 "각자 지병이 있다. 그나마 허경환이 괜찮지만, '연예인병'이 있다"라고 밝혔다. 

허경환은 "연습을 하면 바로 잠깐 쉬자고 한다. 박성광은 약을 털어먹고, 김지호는 계속 화장실을 다녀온다"라며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안무 연습을 시작하면 한번 맞춰본 뒤 서로 10번 이상 지적을 해야 다음 회차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아프고 개그맨이 가수에 도전한다는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마흔파이브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도전'이다. 

마흔파이브의 실질적 메인 보컬 김원효는 "지난 30대는 아쉬움이 크다"라면서도 "시간을 돌리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30대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 같아 다가오는 40대가 기대된다"라고 운을 뗐다. 

가장 생일이 빨라 리더가 된 허경환은 "20대에는 '개콘'에서 반복되는 것들을 했었다. 32세가 되고서야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다. 32세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재밌는 걸 많이 해보고 싶다. 서른아홉에는 정말 큰 일을 이뤄 지난 30대의 아쉬움을 많이 갚았다"라고 말했다. 

박성광도 "지난 30대를 잘살았다. 내가 쉰이 되면 마흔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30대를 제대로 즐겼나 싶은 부분은 있어, 40대에는 더 즐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 그룹 마흔파이브 제공|메이크스타, 라라미디어

가장 많은 연습량을 자랑하는 박영진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30대도 재밌었지만, 남의 눈을 의식했다. 친구들과 함께하며 나를 조금 더 드러낼 수 있는 40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30대는 재밌고 젊고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나도 모르게 뭔가 감추고 온전한 나를 드러내지 못했던 점이 아주 아쉬웠다"라고 힘줘 말했다. 

공개 코미디 위주로 하며 매너리즘에 빠지려는 찰나 만난 마흔파이브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자신이 세상을 뜨면 '마흔파이브 박영진 타계'로 보도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전했다. 

김지호도 "30대를 맞이할 당시에는 어떤 도전도 해본 적이 없지만, 마흔을 맞으며 이렇게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나중에 기억이 날 것 같다. 30대는 바쁘게만 지냈다. 마흔을 맞이하는 지금 이 순간이 더 뜻깊고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진정한 마흔이 되는 2020년은 이들에게 뜻깊은 해다. 허경환은 "김원효가 사주를 봤는데 괜찮다고 했다더라. 우리가 하는 걸 추진해도 될 것 같았다. 중간에 한번 '삐걱'한다고 하는 데 그때는 '참을 인'으로 참아야 한다"라고 미리 경고했다. 

김원효는 "마흔파이브의 원래 계획은 2020년 1월 1일 시작이었는데 앞당겨졌다. 1월 1일에 현재 행사가 들어온 게 없다"라며 아쉬워했다. 허경환은 1월 1일 버스킹 제안에 "너무 춥다"라고 불평을 토로하며 "멤버들의 몸이 좋지 않다. 안무하다가 갑자기 토한다. 그런 건 처음 봤다"라며 춥지 않은 곳에서 공연을 펼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원효는 침착하게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가려고 한다. 대개 공연을 문화회관이나 소극장 같은 곳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곳에서 하자고 한다. 가령 나이트클럽이나 감성주점 같은 곳에서 하는 거다. 마흔파이브니까 45분 공연을 해도 되지 않을까. 최대한 다르게 가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 그룹 마흔파이브 제공|메이크스타, 라라미디어

박성광은 "서른에는 '서른즈음에'가 있지 않나. 마흔이 되면 '스물마흔살'을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흔파이브의 가족들도 이들의 도전에 아낌없이 응원을 보내는 중이다. 허경환의 어머니는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공연 날짜를 묻고, 박성광의 어머니는 아들의 노래를 벨소리로 바꿨다. 심진화는 김원효의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버거워하지만, '마흔파이브'에는 반응이 달랐다. 마흔파이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주기도 하고, 먹을 것도 챙겼다. 외국어 강사인 김지호의 아내가 해외 관련 번역 문제도 돕고, 박영진의 아내는 '스물마흔살'이라는 곡명을 정해줬다. 

팬클럽도 모집할 의사가 있다. 허경환은 "방탄소년단에게 아미가 있다면, 마흔파이브에게는 마미가 있다. '마흔파이브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김지호는 "가입만 가능하고 탈퇴는 안된다"라며 강조했다. 

박성광은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아미에게 고맙다고 언급하는게 진짜 멋있더라. 우리도 한번 '마미 고마워'라고 하면 좋겠다"라고 거들며, 의욕적인 활동을 다짐했다.
▲ 그룹 마흔파이브 제공|메이크스타, 라라미디어

'마미'를 모집해 함께하고 싶은 마흔파이브는 오는 23일 방송하는 MBC '쇼!음악중심'에서 '스물마흔살' 리믹스 버전으로 '칼군무'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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