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인생에 다음 판이 있다면 언니 딸로 태어나고 싶다"

지난 7일 '동백꽃 필 무렵'(연출 차영훈, 극본 임상춘, 이하 '동백꽃')에서 향미(손담비)가 동백(공효진)에게 건넨 애틋한 말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향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터. 시청자들의 향미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후로 향미는 극 중 인물들의 회상신에서나 간간이 만날 수 있었다. 지난 21일 마지막 회에서 향미는 더더욱 특별하게 시청자들을 만났다. '동백꽃' 작가가 마지막까지 향미 서사를 이어가, 그간 던져 놓은 향미 밑밥을 도로 거두어간 것.

우선 동백과 용식(강하늘)은 향미의 억울한 최후에 원수를 갚았다. 향미를 살인한 '진범'을 찾은 것이다. 용식은 까불이 정체에 의구심을 품었고, 동백 역시 기침이라는 단서로 향미를 죽인 까불이가 흥식(이규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분노한 동백은 맥주잔을 까불이 머리에 내리쳤고, 속 시원한 욕도 퍼부었다. 여기서 이 맥주잔이 평소 향미가 자주 마시던 500cc 맥주잔이었던 것도 향미를 위한 섬세한 연출이었다.

향미의 애통한 죽음에 대한 위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동백꽃'에서 향미의 본명인 '고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 '동백꽃' 방송 말미에는 어른이 된 필구(김강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그림이 나왔다. 이를 동백-용식 부부는 옹산 집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 집 안에 여학생 교복이 클로즈업되면서 두 사람이 결혼해 딸을 낳았다는 것을 암시시켰다.

▲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캡처

해당 교복에 '황고운'이라는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시청자들을 동백의 딸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향미의 대사를 곱씹으며, '향미 환생'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 향미가 직접적으로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향미 역시 '꽉 막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동백꽃'은 극 중 인물들이 단순하게 행복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이들의 탄탄한 서사가 완벽하게 마무리된 '해피엔딩'이다. 시청자들은 동백, 용식, 옹산 사람들, 그리고 향미까지, '동백꽃' 인물들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하면서 벌써부터 '동백꽃'을 그리워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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