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에서 가장 고무적인 성과를 낸 선수 중 하나로 뽑히는 SK 이원준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SK는 올 시즌 마지막 한 달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즌 농사를 망쳤다.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은 이른바 선수층의 ‘두께’ 문제로 귀결된다. 

중반까지는 어떻게 버텼지만 불안의 싹은 이미 자라고 있었다.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후보 선수들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많은 선수들이 1군에서 뛰었을 뿐, 의미 있는 출전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결국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한꺼번에 떨어질 때, SK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1.5군 선수들의 성적은 타격감이 떨어진 1군 선수들보다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준비가 부족했고 계산이 잘못됐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반성한 SK는 문제점 해결에 필사적이다. 우선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야수 즉시 전력감을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좌타자 채태인을 2라운드에서 지명했고, kt와 트레이드로 1·3루 소화가 가능한 우타자 윤석민을 데려왔다. 이들은 당장 1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올해보다는 내야 운영에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은 당장의 불을 끌 소방수에 가깝다. 나이를 봤을 때 장기적인 대안은 아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캠프를 자청한 일부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올해 1.5군 혹은 2군급 선수들이었다. 이들이 성장해야 진정한 포지션 경쟁과 선수층 충원이 가능하다. SK도 지난해 유망주 캠프보다는 훨씬 더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짰다. 이번 캠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실감할 수 있다.

오전 9시 20분 미팅으로 시작되는 훈련은 오후를 거쳐 야간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5일 훈련, 하루 휴식이다. SK는 지난해 4일 훈련, 하루 휴식의 일정으로 캠프를 진행했다. 올해는 캠프 기간 중 전체 휴일이 3일 뿐이다. 훈련 인원이 지난해보다 적어 개인적으로 할당되는 양은 더 많다. 다소 빡빡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이다. 게다가 호주 날씨가 최근 급격하게 더워지면서 체력 소모는 갈수록 더 심하다. 

박경완 수석코치 또한 “투수는 캐치볼 후 기본기 및 수비 훈련, 불펜피칭, 컨디셔닝으로 오전 훈련을 마무리 한 뒤 오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훈련을 진행한다. 야간 훈련에는 쉐도우 피칭과 본인의 불펜 피칭 영상을 코치와 함께 확인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며 훈련 강도가 높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멀리 호주까지 온 자체가 ‘기회’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잘해야 내년 1군 스프링캠프에 갈 수 있고, 그래야 1군 도전도 가능하다. 호주에 온 선수들이 모두 내년 스프링캠프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다. 박 코치도 “모든 선수들의 훈련 의지가 강하다”고 흐뭇해했다. 

강한 훈련과 강한 의지가 만나 전반적인 성과는 코칭스태프의 계산대로 가고 있다. 코칭스태프 모두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캠프 최종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원준 정현 등 최우수 모범생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성장세도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 SK는 이 치열함이 캠프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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