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가 느껴지는 무리뉴 감독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능숙한 언변으로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일(한국 시간) 토트넘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5년 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리고, 뒤를 수습할 이로 무리뉴 감독이 선임됐다.

'스페셜 원(Special One)'의 귀환이다. 2018-19시즌 도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뒤 약 11개월 만이다. 무리뉴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로 꼽힌다. 취재진과 만남에서도 능숙한 언변으로 대처한다. 때로 경기 뒤 공격적인 질문엔 그대로 맞받아치기도 하는 인물. 스페셜원이란 별명을 얻게 된 것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 때문만은 아니다.

현지 시간으로 21일 첫 기자회견에 나선 무리뉴 감독은 능숙하게 취재진을 상대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질문에 답변했다. 취재진 역시 여러 차례 웃음을 터뜨리며 기자회견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첫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의 주목할 만한 발언을 정리한다.

"이곳에 와서 기쁘다는 말에 실망했다. 내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스카이스포츠에 있길 원할 줄 알았다." - 무리뉴 감독은 복귀를 축하하는 인사를 듣자 대답한 내용이다. 그는 감독 복귀를 준비하면서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새로운 일을 즐겼다고 밝힌 무리뉴 감독이 '해설 위원' 무리뉴는 별로였냐며 농담을 건넸다.

"행복의 측면에서 선택이 좋았다고 확신한다. 10점." - 토트넘 이적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즉각 답변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하는 감독다운 답변이었다.

"나는 겸손하다. 내 경력을 분석해볼 정도로 겸손하다. 분석의 원칙은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분석하지 않고, 우리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나는 항상 내 방식대로 겸손했다." - 스페셜원이었지만 그는 스스로를 '험블 원(겸손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감독 경질 뒤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면서 자신의 문제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15년 전 스페셜원이라고 자칭할 때 자신감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고 묻자, 무리뉴 감독은 자신은 언제나 겸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부연 설명이 붙었다. '내 나름대로.'

"승리하지 않으면 기쁘지 않다. 나의 DNA는 바꿀 수 없다. 선수들도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경기에서 패하고도 행복하다면 어떤 때에도 승리자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 무리뉴 감독은 승리를 지상목표로 삼는 지도자다. 경기 내용에서 밀린다고 해도 승리한다면 문제 삼지 않는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그에게 수많은 트로피를 안겼다. 승리에 대한 집착은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도 우승 컵을 들지 못했던 토트넘에 필요했던 마지막 퍼즐일 수도 있다.

"저는 사람들이 '미스터 인터밀란', '미스터 레알마드리드', '미스터 포르투'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를 '미스터 클럽'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구단에 가면 그 구단의 잠옷을 입고 잔다. 나는 클럽의 사람이다. 여러 클럽의 사람이었다. 제 마음 속에 있는 구단은 토트넘뿐이다." - 무리뉴 감독이 세계적인 명장으로 발돋움한 것은 2004-05시즌부터 첼시를 지도하면서부터다. 그래서 '미스터 첼시'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이제 런던 라이벌인 토트넘을 지휘한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은 새로운 팀에 가면 언제나 모든 것을 쏟는다면서, 언제든 '미스터 클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뒤 인터뷰마다 매번 만나는 건가요? 추운 터널을 빠져나가면 당신을 만나는 거군요." - 첼시를 지도하던 '15년 전'을 언급하는 기자를 만나자 무리뉴 감독이 먼저 농담을 건네며 익살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이 복귀했으니 꾸준히 기자회견장에서 만날 생각을 하니 골치가 아프다는 장난. 그는 뒤이어 "좋은 사람이니 괜찮다"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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