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불펜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적생 김세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캔버라, 김태우 기자] SK는 20일 진행된 KBO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우완 김세현(32)에 투자했다. 

보호선수명단 전반을 봤을 때 2차 드래프트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자원임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SK는 1라운드부터 김세현을 점찍었다. 경력이 내리막길임에도 불구하고,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는 의미다. SK는 분위기 전환 효과를 기대한다.

빠른 공으로 무장한 김세현은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던 2016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2017년에는 초반 부진했지만, KIA로 트레이드된 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8년부터 성적이 뚝 떨어졌다. 2018년 평균자책점은 6.75였고, 올해는 부진 속에 1군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KIA도 고심 끝에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SK는 김세현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아직 만 32세의 투수로 몇 년 더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근본적으로 선수의 기량의 총량이 확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이적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면서 원래 기량을 점차 찾아갈 가능성에 베팅했다.

한편으로는 SK도 불펜 수혈의 필요성이 있었다. SK는 올해 확 달라진 불펜 등 마운드의 힘으로 정규시즌 88승을 거뒀다.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이라는 확실한 필승조 라인이 생겼고, 정영일 박민호 등 다른 선수들도 서로 다른 위치에서 자기 몫을 해냈다. 

하지만 아직 2~3년 동안 꾸준하게 활약하며 확실한 자기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부족했다. 2020년 성적이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보수적인 판단이었다. 게다가 강지광이 어깨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야수로 전향했다. 그래서 1군 경험이 있는 불펜 자원들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SK는 이번 2차 드래프트 시장에서 몇몇 즉시전력감 불펜에 눈독을 들였고 김세현을 낙점했다.

호주 캔버라에서 유망주 캠프를 이끌고 있는 코칭스태프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세현이 확고한 필승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영일과 박민호의 몫을 충분히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른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징검다리 몫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김세현은 히어로즈 시절 염경엽 감독의 밑에서 구원왕에 올랐다. 염 감독은 김세현 활용법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걸린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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