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을 경합하는 울산 현대-전북 현대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K리그에 더 흥미로운 일이 됐죠."

누가 일부러 짠 것도 아닌데 흥미로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그냥 뛸 수 없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구도다.

23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 37라운드에서는 대구FC가 강원FC에 4-2로 이겼고 포항 스틸러스도 서울을 3-0으로 꺾었다. 서울은 승점 55점으로 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4위 대구(54점)가 1점 차로 추격했고 5위 포항(53점)도 2점 차로 따라붙었다.

K리그1은 3위까지 다음해 ACL 진출권을 얻는다. 정확히는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이다. 1위 울산 현대(79점)와 2위 전북 현대(76점)와 1-1로 비기면서 승점 3점 차를 유지, 우승 경쟁에서 울산이 유리하게 됐다. 물론 전북이 최종전을 이기고 울산이 패하면 상황에 따라 우승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울산이 절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시선은 마지막 남은 ACL 진출권 확보 경쟁에 쏠린다. 공교롭게도 12월 1일 예정된 최종전은 대구-서울, 울산-포항, 전북-강원전이다. 대구-서울은 올해 '견원지간'처럼 싸우며 무수한 화제를 양산해 '신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졌고 울산-포항은 라이벌전인 '동해안더비'다. 전북은 강원을 무조건 꺾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짜면서 이런 구도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마지막 라운드까지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라이벌전이나 흥미로운 경기를 배치하지만, 순위와 승점 차가 이렇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예정된 대구-서울전은 우승 경쟁 이상으로 관심을 받게 됐다. 올해 8번 매진됐던 DGB대구은행파크의 9번째 매진은 사실상 예약됐다.

대구 관계자는 "팬들이 ACL 진출 여부에 상관없이 서울전에 대한 관심이 컸다. 홈 최종전이라는 점과 올해 서로 말로 많이 맞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ACL 진출권 싸움이 만들어지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대구는 올해 서울에 11라운드 원정에서 1-2로 졌다. 이 경기에서 수비수 정태욱의 코뼈 부상에 심판 판정까지 겹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17라운드 홈경기에서도 1-2로 졌다. 안드레, 최용수 두 감독의 설전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24라운드 원정에서도 대구의 1-2 패배였다. 

▲ 포항 스틸러스에 패하고 고개 숙인 FC서울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 입장에서는 '3전 4기'가 됐지만, 서울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다. 최용수 감독은 "대구가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내부 진단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며 서울의 문제 파악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3전 전승도 서울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인이다. 그는 "지난 겨루기에서도 대구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마지막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컨디션을 맞추고 정신적으로 준비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세종과 우즈베키스탄 출신 알리바예프는 A매치 휴식기 대표팀에 차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르고 왔다. 미드필더인 이들이 체력만 회복하면 충분히 대구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자신감이다. 최 감독은 "대구에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며 승리로 ACL 진출권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에 9골 차를 극복해야 하는 포항 김기동 감독도 각오는 똑같다. 포항은 45득점으로 서울(53득점)에 8골 차나 난다. 서울이 대구에 비기고 울산을 다득점으로 이겨야 한다.  그는 "대구가 이겨서 희박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준비 잘해서 도전하면 된다"며 승리를 약속했다.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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