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옥 한국 여자 청소년 핸드볼 대표 팀 감독 이후 8년 만에 유럽 리그에 진출한 류은희(사진)는 "빅리그에서 선수생활이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 방이동, 송승민 영상 기자
[스포티비뉴스=방이동, 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세계선수권대회, 더 나아가 올림픽까지 염두에 둔 실전 모의고사다.

빠른 트랜지션과 전통에 얽매지 않는 포메이션 구사를 '몸'으로 익히기 위해 여자 핸드볼 대표 팀이 나섰다.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핸드볼 코리아 영광 재현을 위한 첫걸음이다.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19년 핸드볼 프리미어4가 개막했다.

사반세기 역사를 자랑한다. 핸드볼 프리미어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연속 제패를 기념해 1993년 창설된 서울컵 국제핸드볼대회를 모태로 한다.

지난해 이름을 바꿨다. 핸드볼 프리미어로 대회 명칭을 변경해 명맥을 잇고 있다.

올해 대회는 개최국 한국과 유럽 핸드볼을 대표하는 러시아와 헝가리, 세르비아가 참가했다. 4개국은 총 6경기를 치러 우승 팀을 가린다.

목표가 뚜렷하다. 강재원 감독(부산시설공단)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9월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세계 핸드볼 사상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림픽에 앞서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으려 한다. 한국은 오는 30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리는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도 나선다.

핸드볼 프리미어는 닷새 남은 세계선수권대회 전초전으로 올림픽 메달을 향한 로드맵 첫 장 성격이 짙다.

◆유럽 격파 묘수 찾는다…"핸드볼 프리미어는 좋은 실전 모의고사"

'여자 핸드볼 기둥' 류은희(29, 파리92)는 의연했다. 아쉬운 한 골차 역전패에도 차분히 경기를 복기했다.

한국은 지난 22일 대회 첫 경기인 세르비아 전에서 27-28로 고개를 떨궜다. 전반을 15-13으로 마쳤지만 후반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스코어 역전을 허락했다.

류은희는 경기 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후반 들어) 뜻대로 잘 안 풀렸다.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선수단이 유럽 팀과 경기한 지 오래됐는데 세계 대회에 가기 전 좋은 실전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더 정신 차려서 플레이하겠다"고 밝혔다.

역전패 원인으로 "노마크 상황에서 잦은 실수"를 꼽았다. "후반에 1대1 찬스에서 실수가 많았던 게 패인이다. 오늘(지난 22일)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후반 12분대와 경기 종료 막판 역전을 허락했을 때 벤치가 분주해졌다. 사이드 라인에 선 강 감독도 부지런히 지시를 내렸다.

주문 내용이 궁금했다.

"수비할 때 조금 더 적극성을 높이라고 말씀하셨다. 또 실점해도 좋으니까 속공을 더 많이 시도하라고도 하셨다."

"대표 팀 훈련 때도 속공에 초점을 맞추고 연습을 많이 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전에선)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구마모토 세계선수권대회와 도쿄 올림픽 전까지) 적극적인 1대1 수비와 속공 빈도 높이는 부문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지난 4월 빅리그에 진출했다. 류은희는 전 소속 팀 부산시설공단을 2018-2019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프랑스 1부 명문 '파리92'로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 핸드볼 선수가 유럽에 진출한 건 2011년까지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한 오성옥(47) 이후 8년 만이다.

류은희는 키 180cm에 이르는 탄탄한 신체조건과 타점 높은 슈팅, 왕성한 활동량이 돋보이는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라이트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에서 선수생활이 기량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도움이 많이 된다. (유럽 리그에 발들인 지 약 반년 됐는데) 유럽 선수와 부딪히는 게 면역이 됐다. 이젠 몸싸움이 그렇게 힘들지 않다. 다만 동료들은 그런 부문이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이런 점만 봐도 (기량 향상에) 유럽에서 선수생활이 큰 도움이 된다."

'여자 윤경신'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재능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 간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윤경신(46) 두산 감독이 비교군에 올랐다.

윤 감독은 세계 최고 핸드볼 리그 분데스리가에서 최다 득점왕(7회)과 통산 득점 1위(2908골)에 오른 한국 핸드볼이 배출한 전설.

류은희는 손사래쳤다. 아직은 멀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아니다. (윤)경신이 아저씨는 지금 나와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이다. 아직 그 말은 내가 훨씬 더 성장해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방이동, 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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