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되고도 전체 1순위급 화제를 몰고 온 선수가 있다. 

LG 트윈스는 지난 20일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전 한화)를 지명했다. 

보호선수 명단을 파악한 뒤 구단에 정근우 지명을 요청했던 LG 류중일 감독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정근우는)2루수로 경쟁할 수 있다. 2루수가 안 되더라도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수"라며 반가워했다. 

정근우는 26일 메디컬테스트에 앞서 잠시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2루수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회를 받았다는 게 기뻤다. 기죽어 있던 느낌이었는데 다시 열정을 꽃피우고 싶어졌다"고도 했다. 

- LG에서 뛰는 자신을 상상한 적 있나.

"LG에서 뛸 줄 몰랐다. 잠실구장에서 처음 뛰어본 게 대학교 1학년 정기전 때다. 야구장이 정말 크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와보니 설렌다."

- SK와 한화에서 본 LG는.

"이기고 싶은 팀이었다. 팬도 많고. 예전과 달리 올해는 빠르고 투지가 넘치는 팀이었다. 그런 면이 저와 잘 맞는 것 같다. 내년에는 다른 팀들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 집에서는 뭐라고 하던가.

"LG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 기뻐하고 고마워했다."

- 선수 생활 마무리까지 생각해야 하는 나이인데.

"예전의 기량이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노력해서 LG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면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

- 대학 후배 김용의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제가 4학년 때 1학년이었다. 저와 야구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예전부터 했는데 이뤄질 줄은 몰랐다. (박)용택이 형도 '너랑 같이 야구를 해본다'고 하더라. 환영해주는 선수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 등번호 8번이 김용의 번호인데. 

"(김)용의가 양보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프로 와서 8번 밖에 안 달아봤어'라고 답했다.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는데…준다는 얘기겠죠? 8번은 오뚝이 근성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애착이 간다." 

- 한화 선수들은 많이 아쉬워했다.

"한화에서도 후배들과 마음 속 얘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그 진심을 알아준 것 같다. 팀은 옮겼지만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며 지낼 것이다. LG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가 되겠다."

- LG의 단점은 어떤 점이 있었나.

"단점? 올해 '원팀'으로 움직이는 걸 봤다. 그런 면에서 부러운 점이 많았다."

- 어떤 장점을 보여주고 싶나.

"후배들과 거리감 없이 지낼 수 있다.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가고 싶다."

"베테랑이라도 야구장에서 한 걸음 더 뛰면 된다. (김)현수가 워낙 솔선수범하니까 저도 행동으로 돕겠다."

- 정찬헌과 벤치클리어링 인연(?)이 있는데.

"안 그래도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만났다. 반갑다고, 잘 지냈냐고 했다."

-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햄스트링도 그렇고 부상이 많았다. 내년에는 준비 잘 해서 부상 없이 뛰겠다."

- 메디컬테스트 예정인데.

"합격할 것 같다. 마무리 훈련도 받았고 몸상태 괜찮다."

- 프리미어12 우승 멤버다. 올해 대회를 돌아보면.

"실력은 문제 없다. 일본 감독이 말했듯 일본과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2020년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게 중요하다. 내년에 후배들이 다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워낙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 감동받았다. 내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 비시즌 훈련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아무래도 유연성이나 순발력 훈련을 하면서 그 상태를 스프링캠프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2루수 복귀 욕심이 크기도 하고, 몸 안에서 쉬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다. 명예회복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고 싶다."

- 류중일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사투리로 하시던데…'세칸(세컨드, 2루수) 되지!' 하셔서 '네 됩니다!' 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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