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의 주장 염기훈이 2020시즌 유니폼 콩코드 블루를 입고 환하게 웃었다.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수원 삼성의 제일 큰 매력은 많은 팬이 있다는 것이다."

수원 삼성의 주장 염기훈(36)은 2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 3층 대연회실에서 진행된 신규 스폰서 도이치 모터스와 조인식, 그리고 2020시즌 새 유니폼 발표회에 대표로 참석했다. 

2019시즌 FA컵 우승과 득점왕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염기훈은 11월 30일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최종전이 남았지만 "프로 생활 14년 만에 가장 마음 편한 원정"이 될 것이라며 2020시즌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은 상주전에 그동안 뛰지 못한 어린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에게 2020시즌을 위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주 원정을 가는 선수들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37라운드까지 선수들이 매 경기 스트레스를 받으며 준비했다. 38라운드는 누가 경기에 뛰든 안뛰든 마음 편하게 뛰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제가 지금 프로 생활 14년 하면서 가장 마음 편한 원정이다. 선수들은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프로는 긴장을 하지만 이렇게 긴장없이 했을때 선수들 어떤 실력이 나올지 궁금하다. 14년 프로 생활하며 긴장을 하지 않는 원정이 될 거 같다."

앞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37라운드 원정 경기도 부담은 없었다.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었고, 파이널 라운드B로 내려갔으나 이미 1부리그 잔류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유나이티드, 경남FC 등과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었기에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느슨할 수 없었다. 강등권 경쟁이 공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수원은 제주전까지 주력 선수를 출전시켰다.

수원은 제주 원정에서 4-2로 승리했고, 제주는 이 결과로 인해 2019시즌 최하위로 2부리그 강등 직행이 결정됐다. 염기훈은 팀의 승리가 기쁘면서도 함께 오랜시간 K리그 무대를 누벼온 동료, 후배들이 강등의 고통을 겪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어린 선수들, 오랜만에 기회 받은 선수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전 지도자분들도, 선수들도 다 알고,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아는 사이라 좋아할 수가 없었다. 위로해줄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 선수들을 봤을 때 미안한 마음이있었지만 프로의 세계에 승패는 확실하다. 하지만 마음 놓고 좋아할 순 없던 것도 사실이다."

▲ 밝은 표정으로 행사와 인터뷰에 임한 주장 염기훈(가운데) ⓒ한준 기자


기업구단 제주의 강등은 많은 팀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은 경남FC가 2019시즌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염기훈은 그래서 FA컵 우승이 확정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기대도 되는 한편 걱정도 된 게 사실이다. FA컵 우승 직후에 선수 영입이 되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올해 많이 힘들었다. 리그와 FA컵만 하는데도 힘들었다. 장거리 해외 원정을 가야하는 ACL에 나갈 때는 선수들이 더더욱 필요하다. (전)세진이도 군대를 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아쉽다. 우리 팀에 도움이 되야 하는데, 아직 (입대가) 확정은 안됐지만 가려고 마음을 먹었더라.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된다."

염기훈이 수원의 역사라면 전세진은 미래다. 이날 둘은 수원의 2020시즌 새 유니폼 발표 대표 모델로 나섰다. 상주 상무 1차 합격자 명단에 오른 전세진은 2020시즌 수원의 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염기훈은 전세진의 입대를 아쉬워하면서도 "군대는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세진이가 올해 내게 도움을 많이 해줬는데 아쉽긴 하다. 내년에도 골 많이 넣어야 하는데. (웃음) 저에게 큰 도움을 많이 준 선수가 군대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와서 한편으로 아쉽고, 팀으로도 아쉬운데, 본인이 제일 아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진이도 우리와 같이 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염기훈은 2020시즌 유니폼이 가장 예쁜 것 같다며 전세진의 입대에 대한 아쉬움을 농담으로 표현하는 여유도 보였다.

"솔직히 (세진이가 입은) 어웨이 유니폼이 제일 예쁜 것 같다. 2010년에 입단해서 홈은 예쁜 유니폼이 많았는데 어웨이는 내년 유니폼이 제일 예쁘다. 세진이도 이 유니폼을 못 입고 뛰게 되니 아쉬울 것이다."

K리그 최고의 도우미에서 2019시즌 전세진의 도움을 집중적으로 받아 FA컵 득점왕을 차지한 염기훈은 어시스트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도움을 많이 줬던 공격수들을 떠올리며 농담 삼아 "내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은 자신의 도움을 골로 잘 마무리하던 옛 동료들에 대한 정과 그리움을 말한 것이다. 

"골을 넣은 선수들은 (도움을 주는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도움을) 해주니까 너무 고맙더라.  골 넣은 선수도 최선 다해서 집중력 있게 했지만, 골 기회를 만드는 것도 힘든 일이다. 세진이에게 그래서 고맙다. 내 도움을 받는 선수들도 고맙게 생각한다면 좋겠다. 산토스가 내 도움을 제일 많이 받았다. 산토스가 그립고. 조나탄도 많이 생각이 난다. 그 선수들이 나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19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이 발표됐고, 새 유니폼과 새로운 스폰서십 계약이 확정되면서 지난 몇 년간 침체기를 겪은 수원은 오랜만에 밝은 분위기다. 이날 취재진뿐 아니라 팬들과 함께 행사를 가진 염기훈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2020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말했다. 

▲ 도이치 모터스와 스폰서십 계약 체결을 함께 한 염기훈 ⓒ한준 기자


"외국인 수비수를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다. 프로 생활을 14년 하면서 느낀 것은  K리그가 외국인 선수가 와서 적응하기 힘든 리그라는 점이다. 얼마나 적응 빨리하고 도움될지가 중요하다.  수원에 온 것을 환영한다. 2019시즌이 끝나기 전에 필요한 자리에 선수가 영입된 것에 대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유니폼도 새로 출시가 됐고, 새로 영입이 됐다. 우리를 도와주시는 스폰서십도 진행이 되어서 작년보다 좋은 기분으로 동계 시작하고 시즌을 시작할 것 같다."

2019시즌을 마무리하는 염기훈은 2020시즌 더 좋은 성적, 더 좋은 경기력, 그리고 더 많은 투자와 스폰서십 유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수원 삼성의 매력을 직접 홍보했다.

"그래도 수원의 제일 큰 매력은 많은 팬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수원이라는 팀이 내가 프로를 수원에서 데뷔하진 않았지만, 늘 미디어에 더 노출됐다. 우리와 함께 한다면 어느 팀보다 효과가 클 것이다. 올해처럼 내년에도 우승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른 팀보다 홍보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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