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FA 계약으로 오는 2023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정우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KBO 역사상 세 번째 FA 계약을 맺은 선수는 조인성(2008, 2012, 2016), 이진영(2009, 2013, 2017), 정성훈(2009, 2013, 2017), 그리고 박용택(2011, 2015, 2019) 네 명이다. 투수는 없다.

두 번째 FA 계약을 마친 정우람(34)에게 물었다. "세 번째 FA 가능할까요?". 그러자 정우람은 껄껄 웃으며 되물었다.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우람은 27일 4년 39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2023년까지 한화에 남게 됐다. 2015년 4년 84억 원에 SK에서 한화로 이적한 뒤 개인으로선 두 번째 FA 계약이다.

정우람은 "한화를 떠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협상 과정이 순조로워서 빨리 끝났다"며 "첫 번째 FA 계약을 했을 땐 팀을 바꾸고 계약 규모가 컸으니까 걱정 반 기대 반이 있었다. 또 새로운 곳에 대한 적응을 해야 한다는 부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하지만 4년 동안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 이젠 어떻게 하면 팀에 보탬이 될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정우람이 정민철 한화 단장과 밝게 웃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우람은 이번 계약으로 오는 2023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한화 이글스

정우람은 지난 4년 동안 230경기에 출전해 251.1이닝을 던졌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부상을 피했고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자기 공을 던졌다. 지난해 데뷔 첫 구원왕에 올랐고 두 번째 FA를 앞둔 올 시즌 기록한 평균자책점 1.54는 데뷔 후 가장 낮다.

한화는 30대 중반이 넘어선 정우람과 두 번째 장기계약을 망설이지 않았다. 단 하나의 옵션 없는 100% 보장 계약은 한화가 정우람을 얼마나 믿는지 증명한다.

정우람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눈에 띄는 큰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달고 있는 부담은 나 역시 있었다. 144경기 체제로 바뀐 만큼 128경기를 했을 때보단 페이스나 업다운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느낀다. 1년 내내 잘할 수 없지 않나.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4년은) 한화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이전 4년처럼 난 앞으로 4년도 부상 없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다음 시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선 선수들이 올해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우람은 지난 14시즌 동안 829경기에 출전해 역대 투수 최다 출장 2위에 올라있다. ⓒ한희재 기자

지난 14시즌 동안 정우람이 마운드에 오른 횟수는 829차례. 현역 1위이자 통산 최다 출장 2위다. 정우람은 이번 FA 계약으로 4시즌이 더 보장됐다. 지금까지 페이스라면 역대 투수 최다 출장 1위 류택현이 갖고 있는 901경기는 물론, KBO 투수 첫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할 유력 후보다. 투수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장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16명, 한국에선 임창용(한미일 통산)이 유일하다.

1000경기를 언급하자 정우람은 "내년, 내후년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베테랑으로서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할 시기다. 계속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다음 1, 2년이 중요하다. 부상 없이 한다면 (1000경기가)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불펜 투수로 최초로 80억 시대를 열고, 30대 중반에 2차 FA까지 성공한 정우람은 선발에 비해 낮게 평가받았던 불펜에 대한 선입견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그 내 많은 불펜 투수들의 귀감이며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제2의 정우람을 바라보며 공을 던진다.

정우람은 "누구를 꿈꾸기보단 나 자신이 누군가의 꿈이 되자는 생각으로 했으면 좋겠다. 야구장에서나 어디에서나 작은 것 하나하나 신경을 쓰다 보면 운도 결과도 따라오더라"고 조언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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