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현. 출처|MBC '하자있는 인간들'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안재현의 도전은 통할까.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안재현은 여전하면서도 충격적이다. 꽃미남 비주얼을 역이용한 캐릭터로 사정없이 망가진 그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까.

아내 구혜선과 결혼 3년 만인 지난 8월 갑작스런 파경 소식이 전해지며 날선 공방으로 인터넷을 달궜던 그는 지난 27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났다. 연예계 데뷔 이후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었던 안재현에게 지난 3개월은 가장 큰 위기나 다름없었다. '사랑꾼' 이미지는 화살이 돼 돌아왔고, 해명과 반박, 이혼 소송 제기에도 불구하고 SNS 폭로가 이어지면서 그의 이미지는 실추됐다. 화장품모델 계약이 해지되고, 당연히 출연할 예정이었던 tvN '신서유기7'에서도 빠졌다. 그 와중에도 '하자있는 인간들'엔 묵묵히 출연해 왔다.

'편견을 깬다'는 콘셉트가 확실한 로코 '하자있는 인간들'은 착한사람/나쁜사람이 아니라 크고작은 하자가 있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다. 안재현은 '잘생긴 것들은 얼굴값 한다'는 인식에 사로잡힌 여주인공 옆 누가봐도 잘생긴 남자주인공 이강우 역을 맡았다. 이강우는 잘생기고 재수없는 재벌2세지만, 멋진척 하기 급급했던 로코 속 재벌남의 전형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이강우는 생긴 것 하나로 임자있는 여자를 이유없이 꼬셔 커플을 깨뜨려 놓으며 등장했다. 알고보니 묘한 하자가 있었다. 중학교 시절 고도비만이었던 그는 '고도비만' '똥싸개' 같은 말만 들어도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심각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였다. '꽃미남 혐오증' 여주인공은 알고보면 그의 첫사랑. "못생기고 뚱뚱해서 싫다"는 거절로 이강우의 '꽃외모 집착증'을 자극한 이력이 있었다.

"네 인생에 이렇게 망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진석 PD가 안재현을 캐스팅하며 한 말이라 한다. 기꺼이 동참한 안재현은 신나게 망가진다.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는 듯한 극강의 클로즈업, 화장실이 급한 어정쩡한 손동작과 우스꽝스런 표정이 빠질 수 없다.

'신서유기' 시리즈를 통해 공인 '엘프' 비주얼 속 반전의 허당기를 과시해 온 안재현이지만, 세상 가장 잘난 척 등장해 화장실 유머라니. '하자있는 인간들'은 과장되고, 이질적이고, 조금은 불편하기도 한 설정을 뻔뻔하게 내세운다. 안재현은 로맨스의 주인공이면서 멀쩡한 얼굴의 똥싸개이자 화장실 유머 담당이 돼 '다 내려놓은' 변신을 시작했다. 사생활 이슈를 딛고 안방극장에 컴백한 배우 안재현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몸바쳐 망가진 안재현은 바닥부터 다시 안방극장 로맨스 주인공의 존재감을 쌓아올릴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이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전국기준 가구시청률 1부 3.2%, 2부 4%로 출발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안재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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