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이적 후 12경기에서 11개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영재 ⓒ한국프로축구연맹
▲ 제주 유나이티드 임대 기간 11골 3도움을 올린 윤일록 ⓒ한국프로축구연맹


| 강원 이적 후 후반기 12경기 6골 5도움…벤투 선택 받은 '강원 지단' 이영재

| 동아시안컵 활약으로 경력 반전 꿈꾸는 윤일록, 제주 임대 11골 3도움 '이름값'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기자회견없이 발표된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대표팀 명단은 참신하지 않았다. 경기 일정상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서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을 제외한 기존 국가 대표 선수들이 선발됐다. 이정협과 김보경, 손준호는 최근 벤투호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이고, 황인범, 주세종, 나상호는 꾸준히 선발되고 있는 자원이다. 유럽파가 없는 수비 라인과 골키퍼 포지션은 무릎 통증으로 이용이 빠지면서 김태환이 선발된 것 외에 11월 A매치 소집 명단과 같다. 

국제축구연맹이 지정한 A매치 데이 외 기간에 열린 동아시안컵은 그동안 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를 과감하게 선발해 점검해보는 무대로 의미가 있었다. 상대국도 주력 선수들을 차출하지 못하거나 휴식을 주는 형태로 운영해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라이벌 국가와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승리와 우승을 추구하지만,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의미에 가중치가 있는 대회였다.

벤투 감독이 선택한 이번 E-1 챔피언십 명단에서 예상치 못한 선발은 윤일록(27, 제주 유나이티드)와 이영재(25, 강원FC) 정도다. 한승규와 김인성은 이미 지난 해 12월 2019 AFC UAE 아시안컵을 앞둔 국내 훈련에 합류해 벤투와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윤일록은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 발탁됐고, 이영재는 아예 성인 A대표팀에 처음 뽑혔다. 

두 선수의 대표팀 발탁 근거는 충분하다. 2019시즌 K리그1 무대에서 낸 실적이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 기간 경남FC에서 강원FC로 이적한 이영재는 23경기에 출전해 8득점 6도움을 기록했다.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고, 이는 김보경(34경기 13골 8도움, 21포인트), 문선민(31경기 10골 10도움, 20포인트), 박주영(34경기 10골 7도움, 17포인트), 박용지(35경기 12골 3도움, 15포인트) 다음으로 좋은 기록이다. 한국 국적 선수 중 공격 포인트 5위다. 이영재가 단 24경기만 뛰었고, 이중 6골 5도움을 강원으로 옮긴 후반기 12경기 동안 몰아쳤다는 점에서 임팩트는 더 크다. 경기당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이다.

▲ 23세 이하 대표로 뛰었던 이영재는 A대표 선발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


강원의 지단으로 불리는 이영재는 2015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했고, 부산 임대를 거쳐 2019년 경남으로 이적했으나 대부분 조연 역할에 그쳤다. 왼발을 잘 쓰는 창조적인 미드필더 이영재는 강원 이적 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플레이메이커로 공격의 중심 역할이 주어지자 만개했다. 예리한 패스와 슈팅, 돌파로 창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 벤투호에서도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 열린 2017년 EAFF E-1 챔피언십 이후 2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윤일록은 2017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나 일본 J리그로 향했다가 올 시즌 임대 이적으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제주는 강등을 피하지 못했지만 리그 34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한 윤일록도 14호 포인트로 이영재와 함께 한국 국적 선수 공격 포인트 공동 5위에 올라있다. 

▲ 윤일록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다. ⓒ대한축구협회


왼쪽 측면을 기반으로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을 뿌리는 윤일록도 한때 유럽 명문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테크니션이다. 이영재와 윤일록 모두 득점력과 창조성, 기술력을 갖춰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다. 윤일록은 대표팀 플랜A에서 손흥민이 담당하는 왼쪽 공격수로 E-1 챔피언십에서 경쟁력을 검증 받을 예정이다. 윤일록은 2년 전 도쿄 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제주와 임대 계약이 종료된 윤일록은 개인적인 이유에서도 이번 대회에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다. 원 소속팀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이미 경쟁자가 많은 상황에 새로운 이적 팀을 물색하고 있다. E-1 챔피언십에서 활약이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검증된 K리거가 해외파가 자리를 잡고 있는 벤투호 공격진의 경쟁 구도에 파문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1 챔피언십을 위한 대표팀은 12월 5일 울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해 11일 홍콩, 15일 중국, 18일 일본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경기한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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