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곁을 떠난 故 설리(왼쪽)와 故 구하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최근 설리와 구하라가 우리 곁을 떠난 가운데, 이와 관련 대한가수협회에서 포털사이트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고인들이 생전 악플로 심한 고통에 시달렸던바, 대한가수협회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대한가수협회는 29일 '가요계의 비극적 사태에 대한 대한가수협회의 입장문'을 통해 포털사이트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고 설리 양을 떠나보내며 흘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고 구하라 양과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뼈아픈 현실 앞에 우리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전 회원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악플, 포털 사이트, 언론사들, 정부 등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협회는 포털사이트, 국회,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즉시 중단하라. 국회는 사실에 기반한 기사 생산을 장려하고 악플을 유도하는 선정, 폭력적 기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라"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적 자산인 대중가수를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 우리 곁을 떠난 故 설리와 故 구하라. 출처l구하라 SNS

설리는 지난 14일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경기 성남에 위치한 자택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고인을 발견했다. 설리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고,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심경을 담은 자필 메모가 나왔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의 동의를 구해 부검이 실시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 결과 외력이나 외압 등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구하라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인이 직접 쓴 짧은 메모가 놓여있던 것을 발견, 현장 감식과 유족의 진술을 종합해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유족과 상의 하에 부검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구하라의 발인은 27일 엄수됐으며, 고인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다음은 '가요계의 비극적 사태에 대한 (사)대한가수협회의 입장문' 전문이다.

고 설리양을 떠나보내며 흘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고 구하라양과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뼈아픈 현실 앞에 우리 사단법인 대한가수협회 전 회원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대중음악 한 세기의 역사 위에 세계를 제패한 BTS의 신화가 세워지기까지 우리 가수들은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익명성 뒤에 숨어 가수들을 향해 혐오와 저주의 막말을 퍼 붓는 광기어린 대중과, 트래픽에 목숨을 걸고 가수에 대한 사회적 타살을 방조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부도덕한 경영, 정의로운 펜 대신 악플을 유도하는 기사로 빵을 구걸하며 스스로 황색 언론임을 자인하는 이 땅의 일부 신문, 방송사들, 비극적 사태가 거듭되고 있음에도 그럴 때마다 몇 줄 대책으로 국민의 입과 귀를 막는 대한민국의 문화정책 입안자들로 인해 가수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야만 하는 절박한 지경으로 내 몰렸다.

한류의 뿌리인 문화적 토양의 피폐화가 가속화되고 애써 쌓아 올린 K-POP의 지속가능성 마저 위협받는 이 즈음, 우리는 베르테르 효과에 의한 참사를 방지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작금의 사태에 책임이 있는 각 당사자에게 다음 사항을 즉시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즉시 중단하라.

국회는 사실에 기반한 기사 생산을 장려하고 악플을 유도하는 선정, 폭력적 기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적 자산인 대중가수를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라.

끝으로, 우리는 스스로의 자구책을 강구함과 동시에 대중음악계의 안녕을 저해하는 악의 무리를 끝까지 추적하여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하여 행동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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