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서 LG로 이적한 정근우(왼쪽)-FA로 잔류한 정우람.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의 스토브리그 단추가 하나씩 꿰어지고 있다.

한화는 올 겨울 정민철 단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다른 분위기로 겨울을 맞았다. 시즌 후 10개 팀 중 가장 많은 내부 FA(4명)가 쏟아지면서 비시즌 전략을 신중히 짜야 하기도 했다. 올해 9위로 하락한 팀의 반등을 위해 취임하자마자 할 일이 많은 정 단장이었다.

정 단장은 취임 후 "성급하게 먼저 큰소리 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신중하게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갈 것"이라며 한화의 비시즌이 긴 호흡으로 흘러갈 것임을 시사했다. 정 단장은 "처음에 장담하듯이 이야기해놓고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는 답답해보여도 하나씩 해결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두 명의 베테랑 선수가 보여준 흐름이 한화 스토브리그 전략의 큰 갈래를 서서히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정근우를 LG에 보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에는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 4년 총액 39억 원에 FA 잔류 계약을 맺었다. 올해 팀 첫 FA 계약.

한화는 올해 내부 FA 중 최대어였던 정우람과 길게 '밀당'을 하지 않았다. 서로 애정이 깊은 팀과 선수였던 만큼 최대한 배려를 하면서 '무옵션 계약'을 맺었다. 옵션이 연봉만큼 많은 것이 최근 FA 시장 트렌드지만 한화는 정우람의 자기관리능력과 팀 공헌도를 높이 사 정우람을 최대한 예우했다.

반면 정근우를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충격적인 일었다. 올해까지 팀에서 1루수, 외야수를 오가며 주전으로 뛰었고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였기 때문. 그러나 한화는 미래 육성 전략, 포지션 중복 문제 등을 심사숙고한 끝에 정근우를 보호 명단에서 뺐다. 정 단장은 2차 드래프트 후 "많이 속상했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볼 때 한화는 '미래와 육성'이라는 최근 몇 년간 팀 기조를 꾸준하게 밀고 나가고 있는 셈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육성 전략이 길게는 5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기간 동안 팀을 꾸준하게 이끌어줄 수 있고 기대주들에 비해 확실히 전력상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 베테랑으로 예우받으며 동행하는 것.

지금 팀의 흐름은 윤규진, 김태균, 이성열 등 대기 중인 다른 FA 선수들도 주의깊게 접근해야 할 점이다. 팀 전략에 따라 선수 계약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부드럽지만 강한 정 단장의 리더십이 이번 겨울 확실한 컬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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