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에도 시애틀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나서던 스즈키 이치로.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야구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던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

평생 모든 삶의 리듬을 야구에 맞추며 야구를 잘하기 위한 루틴만을 지켜왔던 이치로였기에, 미일 야구계는 그가 은퇴 후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 궁금해했다. 이치로는 지난 3월 메이저리그 은퇴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고향 고베에 팀이 없기 때문에 일본 복귀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랬던 이치로는 결국 고베에 팀을 직접 만들었다. 9월 고베에 동네야구단 '고베 치벤'을 창단한 것. 구단주 겸 감독 겸 선수 1인 3역이다. 이치로는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들 및 지인들과 힘을 합쳐 야구단을 만들었다.

고베 치벤은 이달 1일 첫 경기를 치렀다. 교사들로 구성된 와카야마 치벤과 맞붙었다. 블루웨이브 시절 뛰었던 호토모토필드 고베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치로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 131개의 공을 던지며 9이닝 6피안타 1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고 타석에서는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아마추어리그기 때문에 연식공을 쓰지만 공의 종류는 이치로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치로는 은퇴 후에도 시애틀에서 계속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지며 투구 감각을 익혀 왔고 틈틈이 타격 훈련도 해 왔다. 이치로는 경기 후 '닛칸스포츠'에 "종아리 쪽에 경련이 있는 느낌이지만 어깨, 팔꿈치는 괜찮다. 더 던질 수도 있다. 엄청나게 즐거웠다. 내년에도 또 뛰고 싶다"고 밝혔다.

1993년 오릭스 입단 후 올해초 은퇴까지 27년 동안 프로에서 뛴 사나이. 학교 시절까지 합치면 30년을 넘게 야구만 했는데도 이치로는 여전히 야구장에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평생 야구인'으로 남고 싶은 이치로는 이제 메이저리그가 아닌 동네 야구단에서 자신의 꿈을 계속 이뤄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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