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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수 "동백꽃' 제시카는 사람 죽일 수 없어, 필구와 정신연령 비슷"[인터뷰S①]

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2019년 12월 03일 화요일

▲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나 제시카야~"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단연 '캐릭터 맛집'이었다. 정다운 옹산 사람들은 감동과 따뜻함을 선사했고, 악역으로 꼽히는 까불이나 향미 동생은 시청자들의 미움을 산 만큼 임팩트가 강했다. 이런 가운데, 제시카를 두고는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악역 같지만 악역이 아니고, 얄밉지만 정감 가기도 한 캐릭터인 것. 이런 제시카를 맛깔스럽게 완성시킨  데에는 배우 지이수가 있었다.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에서 제시카는 7만 7000 팔로어를 보유한 SNS 스타 '미세스 강종렬'이다. 제시카에게 SNS는 산소 호흡기다. "언니 예뻐요, 부러워요, 좋겠다, 멋있어요" 댓글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제시카. 이런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는 제시카와 비슷하면서도 반대다. 통통 튀는 제시카의 분위기는 닮았지만, 제시카처럼 조급해하지도, 변덕스럽지도 않다.

이제 딱 1만 팔로어를 보유한 지이수. 그는 제시카와 다르게 딱히 SNS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팔로어를 의식하면 인스타그램을 우선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선배님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려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선배님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고, 나 또한 팔로어 숫자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지이수는 제시카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고 말했다. "제시카와 같은 마음이 없을 수 없다"며 "인스타그램을 하는 자체도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 다들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 역시 제시카가 엄마나 종렬에게 괜히 미안하니까 화를 낸 것을 보고, '나도 이런 적 없었나 하면서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말하더라"며 전했다.

▲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 ⓒ곽혜미 기자

이처럼 지이수는 제시카를 미우면서도 공감 가게 만들어야 했다. 드라마 감독과 작가 역시 그에게 제시카를 악역처럼 표현이 안됐으면 했다고 주문했고, 지이수 역시 제시카를 두고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다. 제작진들과 따로 대화를 나누고, 장면마다 대본 리딩을 통해 꼼꼼하게 제시카를 다듬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내기' 지이수는 극 중 제시카 엄마 황영희에게 전라도 사투리 과외를 부탁할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평소에는 허세로 가득한 제시카가 전라도 사투리에 능한 상미로 나올 때만큼은 호감과 공감을 사야 했기 때문이다. 대사 자체는 미워 보일 수 있으나, 제시카가 이해되게끔 해야 했던 것.

먼저 지이수는 드라마에서 겉으로 모두 드러나지 않았던 제시카를 하나부터 열까지 해석했다. 그는 제시카를 철없는 애가 애를 낳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제시카는 종렬에게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날 거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괜히 잡아주길 바라고 있었다고. 그래서 종렬이 막상 이혼하자고 했을 때, 괜히 팩도 같이하자고 떼를 부린 것이라고 봤다.

그런 면에서 지이수는 제시카가 종렬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단언했다. 다만 제시카는 사랑을 못 받고 자라, 그 방법을 모르고 표현이 서툰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제시카 가족사진이 나오지만, 제시카는 늘 엄마랑만 이야기 한다. 이에 지이수는 제시카가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기도 못 펴고 자란 것으로 캐릭터를 잡았다. 

제시카 첫 번째 결혼 역시, 어린 나이에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서 우발적으로 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제시카는 엄마 치마 폭 아래서 자랐다. 제시카 대사 중에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잖아'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게 제시카 서사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 ⓒ곽혜미 기자

그러면서 지이수는 제시카가 자존심은 세지만, 큰 배포는 없다고 말했다. 향미 살인범 후보에 제시카가 올랐을 때도, 지이수는 제시카는 절대 범인이 아닐 거라 예상했다. 제시카가 사람을 죽일 만한 인물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 하지만 연기를 할 때만큼은 시청자들이 '쟤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노력했다고 한다. 운전대를 잡고 향미를 향해 돌진할 때, 일부러 눈을 빨갛게 하고 살벌하게 연기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실제로 향미 살인범 까불이는 드라마 방영 내내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의 '까불이 찾기' 추리는 뜨거웠고, 출연 배우들 역시 20부 촬영이 돼서야, 까불이 정체를 알았다. 지이수는 홍식이 아버지를 까불이로 예상했다며, 중간에는 변 소장도 의심했다고 털어놨다. 제시카는 정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용의 선상에서 없었던 것이다.

지이수는 배포 작은 제시카를 오히려 종렬의 아들 필구와 더 정신연령이 맞다고 봤다. "애랑 애끼리"라고 표현한 지이수는 제시카가 점점 성장했다고 봤다. 마지막 신에서 제시카가 더이상 SNS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신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사실 망고빙수를 보면서 제시카가 해맑게 웃는 신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줌인도 해주시고, 애정으로 찍어주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해당 장면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다. "감독님께서 종렬의 "좋아요 언니" 대사에서 끝나는 게 좀 더 여운이 깊은 것 같다며 결국 편집하셨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 ⓒ곽혜미 기자

종영 이후 제시카 삶을 예상해 보기도 했다. "제시카는 이제 SNS도 끊으려고 했고, 종렬이도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두 사람이 삐걱대긴 하겠지만 레베카도 잘 키우지 않을까"라고 흐뭇한 상상을 했다. 지이수 역시 제시카를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편집된 망고빙수 신을 게재했다. 제시카가 활짝 웃는 모습. 결국 지이수는 제시카를 미소짓게 했다.

그렇게 지이수는 높은 톤을 내고, 더욱 짜증 내고, 못되게 굴었다. 그런데 그 짜증이 어린 애가 아빠에게 땡깡 피우는 것으로 보이게, 분명 못됐는데 이상하게 정이 가게, 그렇게 제시카를 그렸다. 호감과 비호감 사이에서 결국 제시카도 사랑받는 인물이 됐다.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제시카를 만난 지이수. 그는 "20대 마지막에 만난 좋은 작품,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한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자 기적"이라며 웃었다. 제시카가 마지막에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은 듯이 말이다.

▲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제시카를 연기한 지이수. ⓒ곽혜미 기자

[인터뷰S②]로 이어집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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