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총회.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고유라 기자] KBO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FA 개선안 조건부 수용'에 답했다.

선수협은 2일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2019년 총회를 열고 지난달 28일 KBO 이사회가 제안한 KBO 규약 개선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찬성 195표, 반대 151표로 찬성이 과반수를 넘어 안건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총회가 끝난 뒤 개선안에 포함된 내용 중 샐러리캡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샐러리캡 이야기부터 시작이 돼야 다른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아무런 기준점도 없이 어떻게 동의를 하나. 선수들도 기준 없는 샐러리캡에 대해 많이 걱정을 했고 그래서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는 이번 개선안에 동의를 했고 다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데 KBO, 구단 쪽에서는 이야기가 발전이 되는 게 없다. KBO, 구단 대표이사들과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팬들도 몰랐던 점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면 우리도 새로운 것을 아는 좋은 기회가 될 거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제안하기는 힘들다. 윗분들이 정해주셔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선수협이 조건부 수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큰 이슈가 샐러리캡 같은데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선수협이 80억 FA 상한제 제안을 거부하고 샐러리캡을 역제안하면서 갑자기 생긴 안건이기 때문에 구단들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선안에 샐러리캡을 포함시킨 것은 KBO리그가 전체적으로 위기 신호를 감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 이슈가 계속 생기는 것은 리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선수들이 제안을 받아들일 때 빨리 빨리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샐러리캡이 개선안에 급하게 포함된 이유를 설명했다.

류 총장은 '공개 토론'에 대해서는 "지금도 선수협 사무총장과 KBO가 일주일에 1번 이상은 꾸준히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같이 모여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효율적인 시스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빨리 일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선수협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빨리 이야기가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KBO와 선수협은 이번 겨울 한 발짝씩 양보하며 조금씩 개선안 마련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등의 씨앗은 여기저기 뿌려져 있다. 두 기구가 KBO리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마침내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논현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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