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과 연계되고 있는 텍사스는 3루수 영입 등 복잡한 퍼즐의 계산을 끝낸 뒤 류현진에게 오퍼를 할지 결정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텍사스는 최근 우완 카일 깁슨과 계약했다. 3년 3000만 달러의 계약으로 조만간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13년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깁슨은 최근 3년간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등 괜찮은 실적을 낸 투수다. 그러나 MLB 통산 평균자책점은 4.52, 올해 13승을 거두는 와중에서도 평균자책점은 4.84였다.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만한 특급 선수로 보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텍사스도 깁슨을 4선발 후보로 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2일 “텍사스는 최소한 한 명의 선발투수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깁슨보다 더 나은, 팀 선발진을 이끌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MLB.com은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매디슨 범가너를 ‘1티어’가 넣으면서, 류현진과 잭 휠러, 댈러스 카이클, 콜 해멀스를 ‘2티어’로 분류했다.

문제는 텍사스가 필요한 포지션이 선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제는 3루가 더 급해졌다. 텍사스는 아드리안 벨트레의 은퇴 이후 팀의 핫코너를 지킬 3루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MLB.com 또한 텍사스가 이제는 3루수로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어떤 3루수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새로 접촉할 선발투수의 면면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돈 때문이다.

만약 앤서니 렌던과 같은 특급 3루수를 영입한다면 선발에 쓸 돈은 자연스레 줄어든다. MLB.com은 “그렇다면 알렉스 우드나 마이클 와카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년 계약보다는 단기 계약으로 팀 연봉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선수들이다. 반면 3루수에 돈을 덜 쓴다면 류현진을 비롯한 좀 더 뛰어난 선발투수로 방향을 틀 여력이 마련된다.

3루수를 영입하며 돈을 쓰는 동시에 콜이나 스트라스버그를 쫓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MLB.com이 분류한 ‘2티어’ 선수와 쓸 만한 3루수를 동시에 영입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은 ‘2티어’ 선수 중에서는 텍사스와 가장 많이 연계된 이름이다. 지역 언론에서는 텍사스가 류현진에 3년 기준으로 5000만 달러 남짓의 계약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텍사스는 한국인 선수와 인연이 있지만, 그렇게 성공한 인연은 아니었다. 텍사스는 2002년 시즌을 앞두고 박찬호와 5년 65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큰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부상에 시달리며 텍사스에서의 4년간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에 머물렀다. 박찬호 계약은 여전히 텍사스 역사상 가장 실패한 계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텍사스는 2014년 시즌을 앞두고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와 대형 계약을 했다. 바로 ‘출루머신’으로 이름을 날린 추신수였다. 당시 텍사스는 추신수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물론 추신수는 팀 내에서 손꼽히는 출루율과 준수한 장타율을 앞세워 나름대로의 공헌을 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 떨어지는 수비력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1억3000만 달러의 값어치를 해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팀 연봉 구조에 부담이 되고 있다.

류현진과 계약을 추진하며 이런 역사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해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고, 텍사스가 원하는 선발투수상에 비교적 잘 어울린다. 이제 텍사스는 원터미팅을 앞두고 팀의 FA 시장 방향을 완벽하게 정리해야 한다. 

류현진에게 오퍼를 할지, 포기하고 다른 선수로 눈을 돌릴지도 조만간 결정된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비교적 가능성이 높은 조합으로 보는 현지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류현진과 텍사스가 인연을 맺을 수 있을지는 이르면 보름 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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