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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야구 좋아합니다” 김성민의 배수진, 거포 내야수를 이야기하다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19년 12월 02일 월요일
▲ SK가 차세대 내야 거포로 기대를 걸고 있는 김성민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이맘때 포지션은 포수였다. 오랜 실전 공백을 지우고자 혹독하게 훈련했다. 그런데 정착을 못했다. 그러자 3루에도 서봤고, 반대편으로 가 1루 글러브도 껴봤다. 시즌 막판에는 투수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마운드까지 올랐다.

김성민(26·SK)의 2019년은 옷을 찾는 시간이었다. 해외 유턴파 출신으로 지난해 SK의 2차 5라운드(전체 46순위) 지명을 받은 김성민은 포수로 KBO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포수보다는 장타력을 살리기 위해 코너 내야로 보내자는 결론이 나왔다. 잠시 투수 전향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호주 캔버라 캠프를 앞두고는 내야수로 못을 박았다. 

김성민은 “줄곧 포수만 했는데 3루로 바꾸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미련이 많이 남았다. 그래도 스스로 냉정하게 생각하니 확실히 방망이 쪽으로 비중을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마운드에서도 구속은 145㎞가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둘 다 할 수는 없었다. 하나만 해도 남들을 따라갈까 말까인데, 둘 중 하나를 하려면 투수보다는 타자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소화한 포지션만 대도 정신없는 한 시즌이었다. 김성민도 “모든 게 다 어색했다. 해보지 않은 포지션도 해보고, 마운드에서 공도 던져봤다”고 돌아봤다. 그런 유랑 생활에서 느낀 게 많아서 그럴까. 한 포지션에 정착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김성민은 “이제는 내야 포지션이라는 자체가 덜 어색한 것 같다. 3루를 잘 소화하면 1루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다”며 이마의 땀을 훔쳤다.

SK는 김성민의 일발장타력에 기대를 건다. 사실 올해 1군 출장(2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완벽한 1군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내부 판단이다. 당장은 채태인 윤석민을 영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결국 1~2년 뒤에는 김성민을 비롯한 내부 자원들이 성장해야 팀 전력을 지속할 수 있다는 확고한 계산도 있다.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에서 김성민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배경이다.

해외 유턴파에 2년의 공백이 있었다. 2019년은 그 공백을 지우기 위해 발버둥쳤다. 훈련량만 놓고 보면 2군에서도 상위권이었다. 김성민도 “작년 캠프 때도 수비 훈련을 많이 해서 힘들었는데, 올해도 다른 포지션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힘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했다.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한 김성민은 “야구에 미치지 않으면 못 버틸 것 같았다”고 했다. 미쳐서 했기에 캔버라 캠프를 완주할 수 있었다.

수비 훈련도 열심히 했지만 아무래도 타격에 중점을 뒀다. 김성민은 “타이밍과 볼이 방망이에 맞는 부분이 전체적으로 늦었다. 차차 괜찮아지고 있는데 아직 많이 모자란 점이 있다”면서 “조금 더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나에게는 엄청나게 앞에서 치는 기분인데, 변화구 대처 능력이 조금 더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포인트가 늦으면 변화구에 속는다. 장점이 파워인데 정확성을 길러야 파워도 부각이 된다”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래도 이런 힘든 훈련과 정신없는 나날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김성민은 “미국에 갔다가 돌아왔다. 사실 내가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는지는 몰랐다. 2년을 쉬면서 못해봤던 것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스스로 찾아서 운동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면서 “간절함이 커졌다. 할 줄 아는 게 야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야구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는 태평양을 건널 때보다 더 강해졌다. 

개인적인 위기감도 있을 것이다. 포수로, 투수로 사실상 불가 판정이 났다. 이제 코너 내야수로 자리 잡지 못하면 자신의 가치가 소멸된다는 것을 잘 안다. 캔버라 캠프에서 미친 듯이 훈련에 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김성민은 “남들보다 내야라는 포지션을 늦게 시작했다. 남들보다 2배 이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생각하며 집중할 수 있느냐에서 판가름이 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성민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캔버라 캠프에서 얻은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는 각오다. 김성민은 “이미 10월에 12~1월 일정을 모두 짰다. 여기서 떨어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웨이트부터 시작해 식단 조절, 필라테스, 개인 운동까지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그래도 작년 이맘때보다는 좋은 출발"이라고 빙그레 웃는 김성민은 이제 '유턴파 포수'라는 과거가 아닌 '거포 내야수'라는 내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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