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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개선안 논란①] '대형 폭탄' 샐러리캡 논란, 구단은 “상식선” 선수협 “경계”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19년 12월 03일 화요일
▲ 2일 선수협 총회 현장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 가지 안에서 선수협이 원하는 것을 수용한 것인데…”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2일 총회를 열고 KBO 이사회가 제안한 FA(프리에이전트) 제도 개선안 등 현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FA 취득기한 단축, FA 등급제, 외국인 선수 출전 확대, 최저연봉 인상, 부상자 명단제 도입 등이 골자가 된 이번 개선안을 놓고 투표를 벌인 결과 유효 투표수 346표 가운데 찬성 195표로 승인됐다.

그러나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조건부 승인”이라고 못을 박았다. 가장 논란이 된 샐러리캡을 놓고 이사회의 구체적인 안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 회장은 “샐러리캡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정확한 기준점을 모르면서 어떻게 동의를 하나”고 반문하면서 “이야기를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회를 비롯한 KBO 관계자들은 계속 논의를 이어 가겠다는 반응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선수협이 80억 FA 상한제 제안을 거부하고 샐러리캡을 역제안하면서 갑자기 생긴 안건이다. 구단들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실행위원회에 참가한 수도권 A구단 단장도 “FA 상한제보다는 선수협이 샐러리캡을 받아들이겠다고 해 추가됐다. 그게 지난 10월인데 시간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샐러리캡 논란, 합의 파기 가능성 가진 대형 폭탄

KBO 실행위원회에서는 “선수협 내에서 샐러리캡을 놓고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사무총장 교체 등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어쨌든 ‘조건부 수용’ 방침이 나왔으니 구체적인 안을 최대한 빨리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데는 동감한다. 

지방 B구단 단장은 “1월 실행위원회에서 다시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각 구단별로 연구를 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C구단 단장은 “등급제와 같이 시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KBO도 1월 실행위원회에서 이 사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연봉 총액 상한선 규정으로 해석되는 샐러리캡의 기본적 목표는 ‘전력 평준화’다. 자금력이 월등한 팀들과 그렇지 않은 팀들 사이에 격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다만 프로리그에서 샐러리캡으로 전력 평준화를 꾀하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대답이 많다. 사례를 분석하면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 이사회 안에 대해 조건부 승인 방침을 밝힌 이대호 선수협 회장 ⓒ고유라 기자
특히 KBO리그는 모기업들이 뒤를 봐주는 구조다. 각 구단별 자금력 차이가 크지 않아 원래 취지와는 더 멀어진다. 다만 이사회에서는 모기업 지원이 계속해서 축소되고, 매출 향상은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한제 혹은 샐러리캡 도입으로 전체 연봉이 너무 뛰지 않게끔 잡아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단 사장은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줄이고 있다. 육성 효율도 있지만, 인건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모기업 지원금을 타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불경기 속에 입장 수익이나 광고 수익도 그래프가 꺾였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샐러리캡이 없더라도 어차피 팀 연봉은 줄여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MLB식 사치세 모델 따라가나… 기준점 마련 고심

당연히 선수들은 부작용을 경계한다. 총회에 참석한 한 선수는 “FA 선수 하나를 잡으면, 샐러리캡 탓에 저연봉 선수 몇 명을 비워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샐러리캡을 도입한 미 프로농구(NBA) 등의 사례를 볼 때 틀린 말이 아니다. 구단마다 다른 분위기도 읽힌다. 상대적으로 팀 연봉이 높은 팀은 상한선, 팀 연봉이 낮은 팀은 하한선에 관심을 보인다. 이 선수는 “기준점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합의 파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실행위원회에서는 “지나친 우려”라는 말이 나온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절대 그 돈을 넘으면 안된다는 강력한 징계보다는, 넘는 금액만큼을 야구육성기금으로 내거나 신인지명권을 줄이는 제재를 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하드캡 외에도 다른 방안이 충분히 있음을 시사했다. 단장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B구단 단장은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드캡을 적용하자는 분위기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MLB식 모델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구단 단장 또한 “당장 2021년을 목표로 가야 하는데, 현재 각 구단별로 연봉들이 죄다 다르다. 상한선을 너무 낮게 책정하면 현재 연봉이 높은 팀들은 당장 피해를 받는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굳이 전체 연봉 총액을 기준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구단 단장은 “40인 혹은 보류선수명단 기준인 65인으로 정할 수도 있다. 어차피 40인 밖의 선수들은 상당수가 최저연봉 선수들”이라면서 “외국인 선수의 경우도 연차와 다년 계약 여부 등 각 구단마다 사정이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빼는 것이 옳다고 본다. FA 선수들은 계약금 포함 총액을 계약기간으로 나누는 등 유연하게 기준을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샐러리캡 총액은 매년 조정되지만, 그래서 첫 기준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게다가 샐러리캡 도입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소 또한 가지고 있다. ‘전력 평준화’가 아닌, ‘구단 지출 계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KBO리그라면 더 그렇다. 합리적인 기준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선수협은 물론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도 부딪힐 수 있다. 

그나마 고개를 끄떡일 만한 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탓이다. 안건에는 있지만, 논의 과정에서 큰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안을 삭제하는 용기도 하나의 방안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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