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 엘스는 191㎝에 이르는 큰 키에도 부드러운 스윙을 지녀 ‘빅 이지(Big Easy)’로 불린다. 올해 엘스는 제13회 프레지던츠컵에서 세계 연합 팀 단장을 맡아 '미국 타도' 콘트롤 타워 노릇을 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녕하세요. 어니 엘스(50, 남아공)입니다.

올해 프레지던츠컵이 2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세계 연합 팀 단장으로서 이번 대회에 선발한 우리 팀 멤버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노련한 베테랑과 젊은 피가 섞인 환상적인 조합이라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구석이 많습니다. 우선 여섯 명에 이르는 선수가 프레지던츠컵을 첫 경험하게 되는데요.

이들은 중국과 대만, 칠레, 멕시코처럼 최근 골프 열기가 뜨거운 국가 출신 골퍼입니다. 세계 골프 문호가 더 넓어진 것 같아 선수로서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번에 저와 함께 로얄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플레이할 친구들이 프레지던츠컵 사상 가장 어린 선수단이란 걸 알았을 때 말이죠. 

올해 세계 연합 팀 평균 연령은 29.3세에 불과합니다.

저는 이런 사실이 우리 팀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세계 연합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 믿습니다.

그간 팀 미팅을 통해 보고 느낀 건 신예 선수들(아브라함 앤서, 판청충, 호아킨 니만, 리 하오통, 카메론 스미스, 임성재) 사기가 충만해 있다는 겁니다. 이들 6명은 필드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그들은 이미 월드 클래스 골퍼입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충분히 실력을 입증한 선수들이죠.

제가 스무 살, 스물한 살 때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저는 그 나이 때 결코 이 친구들만큼 (공을) 잘 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연합 팀 신예 6인은 말 그대로 세계 정상급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죠. 개막을 코앞에 둔 제13회 프레지던츠컵은 그들 앞에 펼쳐질 눈부신 미래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겁니다.

▲ 세계 연합 팀 어니 엘스 단장은 임성재(사진)를 가리켜 "실력을 증명했으면서도 여전히 배우려는 의지가 강한, 잠재력이 큰 젊은 골퍼"라고 호평했다. ⓒ 한희재 기자
베테랑 골퍼진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담 스콧과 마크 레시먼, 아담 헤드윈, 마쓰야마 히데키, 루이스 우스투이젠은 이번 대회에 그들이 지닌 모든 에너지와 노력을 쏟아 부을 겁니다.

신예와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면 무서울 게 없습니다. 미국 팀을 따돌릴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는 거죠.

이들 가운데 누구도 프레지던츠컵 우승을 맛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같은 사실이 저희에겐 엄청난 동기로 다가옵니다.

'이번엔 반드시 미국 팀을 꺾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는데요.

세계 연합 팀은 견고합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승리할 실력을 충분히 갖췄습니다. 하지만 우승은 실력만 가지고는 거머쥘 수 없습니다.

팀원 전체가 대회가 열리는 나흘간 최상의 플레이를 해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저는 세계 연합 팀 캡틴을 처음 맡았습니다. 이 자리를 제 골프 인생에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팀 승리를 위해 저는 제 자리(단장)에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선수단도 똑같을 겁니다.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포인트를 따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할 게 분명하죠. 

전 이번 프레지던츠컵이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우리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봅니다.

최근 선수 4명을 단장 권한으로 선발했습니다. 선발은 쉽지 않았습니다. (후보 명단에 오른) 모두가 대회에 나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골퍼와는 꽤 힘든 통화를 해야 했습니다.

결국 선발 절차 기간 동안 꾸준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를 우선 호명했습니다.

브랜든 그레이스와 코리 코너스, 에릭 반 루옌 등 많은 선수와 통화를 나눴습니다. 이들은 간발 차로 저희와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이번에는 (세계 연합) 팀과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건 정말 힘들었습니다.

선수를 뽑을 때 숫자와 통계에만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그 선수가 발휘한 경기력의 장기적인 흐름을 보려 했습니다.

통계를 살피면서도 (긴 시간 동안) 플레이를 꾸준히 잘했는지 기복 여부를 함께 관찰했습니다. 이어 드라이버 샷과 볼 타격, 퍼트를 (특히) 잘하는 골퍼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경험상 포볼 포섬 방식 경기에서는 퍼트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합니다. 그린 위에서 부담이 매우 큽니다. 이 탓에 퍼트에 강점을 지닌 선수를 특히 눈여겨봤습니다. 

추천 선수 선발에 가산점을 준 셈이죠.

12인에 이르는 세계 연합 팀 선수단은 모두 성격이 좋고 서로에게 배우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예컨대 임성재와 니만은 나이는 어리지만 팀 동료 조언을 새겨듣고 많은 걸 배우려 합니다. 

둘은 이미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 줬으면서도 좋은 마인드까지 지녔습니다. 세계 연합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어니 엘스(오른쪽)와 타이거 우즈는 개막을 약 2주 앞둔 제13회 프레지던츠컵에서 각각 세계 연합 팀, 미국 팀 단장을 맡았다.

다른 골퍼 얘기를 해 볼까요. 헤드윈은 2년 전 뉴욕 대회에서 자신이 왜 훌륭한 세계 연합 팀 일원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했습니다.

닉 프라이스 단장이 팀 중심을 잡는 임무를 맡았다면 헤드윈은 주변을 살뜰히 챙기는 살림꾼이었죠. 전 그가 팀원과 교류하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헤드윈은 뉴욕 대회 내내 좋은 스코어를 거뒀습니다. 특히 대회 초반 4차례 팀 경기에서 눈부신 샷 감각을 뽐냈죠. 

올해 역시 꾸준한 좋은 활약을 보여 줬습니다. 최근 컨디션은 더 좋더군요.

시즌 초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준우승을 챙기더니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선 4위를 기록했습니다.

부단장 4인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제프 오길비와 마이크 위어, 트레버 이멜만, 최경주 도움 없이는 세계 연합 팀 우승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들 지원이 뒷받침돼야 만반 준비를 끝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심입니다. 전 우리 팀원 12인이 미국 팀을 상대로 더 많은 승점을 획득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해는 (우승)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인데요. 세계 연합 팀을 응원해 주는 13번째 팀원, 즉 호주 팬들과 함께하기에 더 든든합니다. 그들 성원은 의지가 많이 됩니다.

단언컨대 세계 연합 팀은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미국 팀과 한 판 승부를 벌일 겁니다. 나흘간 경기가 끝난 뒤에는 저희가 프레지던츠컵 트로피를 쥐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