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던 2017년부터 오승환을 떠올리게 하는 돌직구를 던져 주목받았던 고우석(LG)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세이브 2위(35회)에 올랐다. 빠른 공과 키는 작지만 단단한 체구는 고우석에게서 오승환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투구 후의 동작까지 오승환과 판박이다. 시원한 팔 회전으로 강속구를 꽂은 뒤 천천히 전광판을 바라보는 특유의 몸동작은 유니폼만 바꿔놓으면 천상 오승환으로 보일 정도다.
고우석은 "그런 걸 의식하면 저 스스로 '오글거려서' 못 할 것 같다. 행동이 똑같다기보다는 비슷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키 작고 단단해 보이는 느낌이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긴장되는 순간인데 그걸 따라 할 수가…"라고 얘기했다.오승환 역시 고우석의 활약상을 지켜봐 왔다. 최근 서울 송파구 선수촌 병원에서 '주5일'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오승환은 "고우석이 던지는 장면은 많이 봤다"고 얘기했다.
고우석의 투구 후 동작에 관해 묻자 잠시 생각에 잠긴 오승환은 "음…그렇게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 그런데 그걸 일부러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그런 면보다는 공이 어떤지를 더 많이 본다"고 얘기했다. 표정에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오승환은 지난 8월 삼성 복귀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막바지 단계다. 담당 트레이너는 "90% 정도 올라왔다. 공을 던져도 아무 문제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1월에는 선발대로 스프링캠프를 떠날 수 있을 정도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