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투수 윤규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윤규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다.

2003년 2차 2라운드 지명. FA 자격 기간은 고졸 기준 9년이지만 윤규진은 갖은 부상과 싸우며 프로에서 17년을 보낸 뒤에야 처음으로 FA 신청서에 이름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1군 3경기 등판, 지난해 18경기 등판에 그치는 등 최근 1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한 살이라도 어린 선수를 우대하는 최근 리그 환경 속에서 1984년생 투수가 FA를 신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윤규진의 측근은 "선수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끝까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FA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선수가 내세울 수 있는 수치가 없기 때문. 입단 이후 꾸준히 불펜에서 뛰면서 2016~2017년에는 팀 마운드가 어려울 때 선발, 구원을 오가며 던졌던 윤규진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때의 공헌도를 지금 협상에서 인정받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윤규진은 가족을 생각하며 FA를 신청했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하면서 FA도 해본 자랑스러운 남편,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선수의 생각을 당연히 존중한다. 예전에는 나이 많은 선수들이 FA를 하면 구단에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를 보는 구단의 시각도 달라졌다. 선수로서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오래 팀에서 뛰어왔던 선수기 때문에 4명의 내부 FA 중 가장 먼저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구단에 어깃장을 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에 한 번밖에 없을지 모를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베테랑 투수는 자신의 협상 순서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정 단장은 "우리 선수다. 속도전보다 선수와 잡음 없이 협상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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