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기 다른 이유로 KBO리그를 떠날 가능성이 커진 린드블럼(왼쪽)과 소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장수 외국인 선수들이 자의 혹은 타의로 한국을 떠나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32)은 메이저리그 영전을 꿈꾸는 반면, 헨리 소사(34)는 대만 리그 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소사와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최소 5시즌 이상을 활약한 선수들이다. 린드블럼은 롯데(2015~2017)와 두산(2018~2019)을 거치며 KBO리그 130경기에 나가 63승을 따냈다. KIA, 넥센, LG, SK까지 무려 네 팀을 거친 소사는 통산 210경기에 출전, 77승을 거두기도 했다. 소사의 77승은 KBO리그 역대 공동 45위, 린드블럼의 63승은 공동 7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로는 정말 어렵게 쌓은 업적이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내년에는 KBO리그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린드블럼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시즌 중 MLB 스카우트들이 린드블럼의 투구를 많이 지켜보고 갔다. 좋은 리포트가 많은 분위기다. 시장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메릴 켈리 이상의 완성도로 보고 있다. 훈풍이 밀어준다면 2년 총액 1000만 달러 이상도 가능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두산은 린드블럼을 보류선수로 묶었지만 이렇다 할 협상을 하지 않았다. MLB 진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결국 4일 공식적으로 결별 선언이 났다. 린드블럼은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해 관계자 및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미국에 가 윈터미팅에 참가할 예정이다. 윈터미팅에서 대략적인 행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반대로 소사는 불러주는 팀이 마땅치 않다. 올해 대만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소사는 시즌 중 브록 다익손(전 롯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초반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부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고민하던 SK도 결국 소사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자유의 몸이 된 소사는 에이전시를 통해 KBO리그 타 팀 이적을 우선적으로 알아봤다. 그러나 다른 팀들은 이미 자리가 찼거나, 혹은 재취업보다는 새 얼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소사는 최근 대만프로야구 구단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대만에서 실적이 있었기 때문에 SK에서 방출된 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마이너리그보다 오히려 금전적인 대우는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을 떠나는 다른 선수들도 구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행선지가 나올 단계는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이제 막 로스터 정비를 마친 참이다. 윈터미팅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지나가야 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은 구단의 필요에 따라 내년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일반적이다. 대다수는 마이너리그 계약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2~3월까지 새 직장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도 나올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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