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왕국2' 스틸.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오역논란에 휘말렸다.

관객의 관심이 쏟아지는 할리우드 기대작의 경우 오역과 관련된 논란이 최근 더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겨울왕국2'의 경우 크게 2개 대목이 도마에 올랐다. 자막판의 시작과 끝 부분의 대사 번역이 오역이라는 지적이다.

영화 초반 안나가 빨간 돗자리 위에 앉은 올라프에게 말을 거는 대목에는 "새 얼음장판은 마음에 드니"라는 자막이 달렸다. 원문은 "Enjoying your new permafrost, Olaf?"다. 'permfrost'는 영구동결을 뜻하는 단어. 더빙판에서는 원문의 뜻을 보다 살려 "이제 몸이 안 녹게 돼서 좋니"라는 대사를 썼다. '얼음장판'이 장면을 염두에 둔 의역이라면, 더빙판은 번역이 더 정확하다. '겨울왕국' 1편 엔딩에서 따뜻한 곳에 가면 몸이 녹는 눈사람 올라프를 위해 엘사가 전용 눈구름을 만들어줬던 대목이나 이후 전개를 떠올리면 더빙이 자막보다 더 매끄럽기도 하다.  

영화 말미, 안나가 엘사에게 보낸 초대장을 읽을 때 "Charades, Friday night, don't be late"라는 대사를 자막은 "금요일 무도회에 늦지 마"라고 해석한 반면, 더빙판은 "금요일 밤 제스처 게임 늦지 마"라고 해석했다. 'charades'가 극 초반부 안나, 엘사가 올라프, 크리스토프와 함꼐 했던 이른바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뜻하는 말임을 감안하면 이 역시 더빙판 번역 쪽이 정확하다.  

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겨울왕국2' 외에도 자막판과 더빙판의 해석 작업은 따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겨울왕국2' 측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번역가를 밝히지 않고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영화의 뼈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번역은 아니지만, 책임 소재만이 문제는 아니다. 대사 한 줄, 표정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가며 보는 '겨울왕국2'의 팬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긴급히 개봉 일정을 맞춰야 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자막에서는 종종 번역 오류가 발생한다. 오역과 의역을 완벽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몇몇 경우 논란으로 불거지기도 한다. 화제작의 경우 특히 관객의 눈이 더 까다롭다. 

특히 지난해 4월 개봉, 1121만 관객을 모은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경우 "We're in the endgame now"는 결정적 대사를 "가망이 없어"로 번역하면서 팬들의 거센 비난과 반발을 불렀다. 최종단계를 뜻하는 단어 'endgame'은 결국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잇는 시리즈 최종편 '어벤져스:엔드게임'이란 제목에까지 쓰이면서 해를 넘겨 회자됐다.

개봉과 함께 극장가를 평정하다시피 한 '겨울왕국2'은 900만 관객을 넘겨 1000만을 내다보고 있다. 2000개를 훌쩍 넘기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휘말렸고, 어린이 관객들이 극장에 대거 몰리면서 일부 관객들이 아이들이 없는 '노키즈관' 필요성을 주장해 또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흥행세는 여전하다. 영화계는 '겨울왕국2'가 적어도 금주 주말에는 1000만 관객을 넘기며 애니메이션 최초, 극영화로는 '신과함께', '어벤져스' 시리즈에 이어 3번째 시리즈 '쌍천만'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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