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내년에 다시 한국에 오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가 지난 9월 초 한국을 찾았던 아내와 아들, 딸이 쿠바로 돌아갔을 때 한 말이다. 페르난데스는 자신과 가족에게 행복한 추억을 안겨준 한국에서 다음 시즌에도 뛰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가족에게 우승 반지를 선물하겠다는 목표까지 이루고 지난달 고향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류 선수 명단에 페르난데스를 포함하면서 재계약 의사를 확실히 보여줬다. 페르난데스는 올해 572타수 197안타(타율 0.344)로 올 시즌 리그 최다 안타와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빼어난 타격 능력을 자랑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지미 파레디스와 스캇 반슬라이크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두산에 페르난데스는 복덩이 같은 존재였다.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했다고 해서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두산은 4일 페르난데스와 함께 보류 선수로 묶었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풀어줬다.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순 없었고, 앞서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해 보류권을 포기한 세스 후랭코프까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페르난데스는 5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마다 새로 계약서를 써야 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거치는 절차다. 메디컬 테스트 결과 몸 상태에 이상만 없으면 계약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두산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는 미국으로 출국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협상 리스트에 오른 선수의 에이전트 등 관계자들과 매일 접촉하며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윈터미팅이 끝나는 14일까지 자리를 지키며 40인 로스터에 묶인 좋은 선수들이 풀릴지 지켜보려 한다.

만에 하나 페르난데스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외국인 선수 3명을 다 교체하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만에 하나까지 대비는 늘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비는 했어도 3명 모두 재계약을 추진하려 했던 목표가 크게 수정된 만큼 더 이상 변수는 생기지 않길 바라고 있다. 두산은 당장 비어 있는 원투펀치 자리를 채울 후보들과 협상을 계속하며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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