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한화이글스파크에서 개인 훈련 중인 한화 투수 김민우.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요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비시즌을 맞아 그라운드도 관중석도 휑하게 비어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구장 웨이트 트레이닝실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3일 이글스파크에서는 오후 내내 그라운드 가장자리를 돌며 러닝 훈련을 하는 투수 김민우가 있었다.

2015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뒤 어깨수술, 혈행장애 등 잇단 부상을 겪은 김민우는 올해 3월말부터 팀 국내 선발진에 들어가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16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6.75의 성적을 남기고 옆구리 통증으로 7월 22일 1군에서 제외된 뒤 다시 복귀하지 못했다.

그는 마무리캠프에서 피칭까지 하면서 통증 없이 완벽하게 재활을 마쳤다. 그리고 재활을 하면서 체중 감량에도 성공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마무리캠프 종료 때 성과 중 하나로 투수들의 체중 감량을 꼽으며 김민우를 예로 들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민우는 살이 쪽 빠져 보였다.

김민우는 "7월 재활군 내려간 뒤부터 지금까지 7kg 감량했다. 먹는 것도 조절하면서 훈련을 하니 빠졌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 사람마다 스스로에게 맞는 체격이 있는데 나는 지금까지 좀 과했던 것 같다. 러닝 뛸 때 조금 몸이 가볍긴 하지만 더 감량할 계획이다. 신인 때 체중에 가깝게 빼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7월에 시즌 아웃된 것이) 아쉬웠지만 솔직히 다치기 전에 잘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못 던지는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보다도 몸 관리에 대한 자책감이 컸다. 그래서 더 살을 빼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을 빼면서 피칭에 더 자신감이 생겼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당당했던 신인 때와 달리 머릿속이 복잡해 보였다. 김민우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계속 너무 못하니까…. 감독님, 코치님들이 기회를 계속 주셔도 내가 못 하니까 혼자 위축이 됐다. 노력을 해봐도 결과물이 안 나오더라. 그래도 잘하게 되면 자신감도 다시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김민우와 인터뷰를 하면서 물어도 될지 계속 고민이 되는 질문이 있었다. 바로 지난달 23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배 김성훈에 대한 것. 친형제처럼 가까웠던 동생을 떠나보낸 김민우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김민우는 "구장 밖 추모공간을 한 번 보면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 감정"이라고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성훈이 몫까지 잘하라고 하시는데 그렇게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잊지 못할 겨울을 뒤로 하고 그는 다시 내년을 준비한다. 이달에는 구장에서 훈련을 하다가 다음달 따뜻한 태국으로 개인 훈련을 떠난다. 김민우는 "내년 목표 이런 건 쉽게 정하기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나면 다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