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크러쉬. 제공ㅣ피네이션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가수 크러쉬가 5년 6개월만에 발매하는 정규 2집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 번도 단언한 적 없었으나 이번만큼은 "이건 정말 좋은 음악입니다. 꼭 들어봐주세요"라고 여러 차례 강조할 정도였다.

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오즈스페이스에서 만난 크러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이 3년 정도 걸렸다. 그만큼 완성도는 후회가 없다. 아쉬움이 없으면 다음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정규 2집 발매 소감을 밝혔다.

"2014년에 1집 내고 나서 5년 동안 많은 시도를 해왔던 거 같다. 이 앨범을 위한 도약의 시기였던 거 같고, 제 음악적인 정체성이나 여러가지 가치관들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2집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만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 가수 크러쉬. 제공ㅣ피네이션

크러쉬의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에는 더블 타이틀곡 ‘얼론(Alone)’과 ‘위드 유’를 포함한 12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제 일기장과도 같다. 12곡 모두 제 일기 속에 힌트가 있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타이틀 두 곡은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곡이다. 특히 '얼론'은 제가 혼자 있는 시간에 아픔, 외로움, 슬픔 등을 느낄 때 저를 치유해준 건 음악이라고 느꼈고, 제 음악으로 많은 분들을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게 된 곡이다."

'음원강자'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크러쉬지만 때로는 과분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은 성적을 떠나 좋은 음악이라는 자신감이 컸다. 싱글로 발매하면 각각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앨범의 스토리를 위해 정규 발매를 결심한 이유다.

"당연히 모든 뮤지션들이 똑같이 정규 발매가 아깝다고 느낄 수 있다. 그보다는 앨범의 전체적인 톤 앤 매너와 메시지, 스토리에 의미를 크게 뒀다. 요즘엔 정규 단위로 발매를 잘 안 하니까 좀 더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 알아주지 않더라도 세상에 기록이 되는거니까 나중에 굉장히 뿌듯할 거 같다는 생각이 컸다."

▲ 가수 크러쉬. 제공ㅣ피네이션

물론 '전곡 차트인'이라는 사례도 종종 있지만 크러쉬는 "네? 전곡?"이라며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듯 놀라움을 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말 차트 스코어 상관 없이 좋은 음악이다. 제가 여태까지 음반을 내면서 정말 한 번도 '이건 정말 좋은 음악입니다'라고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이 음악들은 정말 좋은 음악이니까 꼭 들어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진짜 꼭 한 번 정주행으로 들어주시면 좋겠다. 제가 열심히 만들었고, 후회하지 않으실 거다."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크러쉬가 젊은 나이에 건강을 염려할 만큼 극한의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이번 앨범을 만족스럽게 완성했기 때문인 듯 했다. 그는 "TMI지만 앨범을 작업하며 3개월 만에 6kg이 빠졌다"고 운을 뗐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거 같다. 살을 빼진 않았는데 빠졌다. 밥을 아예 안 먹는 것도 아니었는데 정규 앨범이라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식습관, 수면패턴이 엉망이어서 그걸 맞추려고 진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끼니도 거르지 않으려고 한다."

"막연하지만 서른 전에 더 건강해지고 싶다. 그렇다고 제가 아파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 요즘 정말 건강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 시기다. 주위에도 다들 아픈 사람이 많아 '골골'댄다. 육체와 멘탈, 둘 다에 해당한다."

▲ 가수 크러쉬. 제공ㅣ피네이션

크러쉬의 영감의 원천들은 '집 냉동실'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정말 너무 좋은' 이번 앨범의 소재들도 전부 그 냉동실에서 나왔고, 앞으로 30대 크러쉬가 들려줄 흥미로운 음악들 역시 이 냉동실 속에 빼곡하게 저장되어 있다는 귀띔이다.

"이번 앨범은 3년 동안 만든 걸 냉동실에 얼려놨다가 다시 꺼내서 작업한 결과물이다. 이후의 작업물들도 저희 집 냉동실에 다 저장되어 있다.(웃음) 굉장한 작업물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이 앨범에 싣지 못한 노래들이 굉장히 많다. 그 노래들을 점점 발전시키면서 또 다른 형태의, 다른 콘셉트의 앨범들이 발매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미래를 담은 크러쉬의 생각도 담겼다. 그는 "'결혼을 해서 아빠가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2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 싶어 이걸 음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결혼 생각'에 대해서는 "운명에 달려있는 거 같다"고 답한 크러쉬지만 '운명을 위한 노력'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앨범을 만들고 활동을 하다보면 솔직히 노력할 시간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평생 혼자 살 수 없기에…그렇다"고 여운이 남는 대답을 덧붙이기도 했다.

▲ 가수 크러쉬. 제공ㅣ피네이션

끝으로 크러쉬는 정규 2집에 대해 "저의 20대 종지부를 찍는 앨범"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저의 20대 전반적인 삶을 그대로 담아낸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는 게 저의 목표이자 각오다. 특히 시간의 흐름이 담겨있는 콘셉트니까 그런 부분을 캐치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많은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크러쉬의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는 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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