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재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본인 의지가 강해서 수락했다."

두산 베어스가 4번타자 김재환(31)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두산은 5일 KBO에 김재환에 대한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은 지난달 '2019 WBSC 프리미어12'가 끝난 뒤다. 김재환은 대회를 마치고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이후 김재환의 에이전트를 만나 대화를 나눴고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5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우리로서는 아쉬울 수 있어도 선수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김태형 감독에게도 내용을 전달했고, 김 감독은 구단이 다음 상황을 잘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재환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처음 입단했을 때는 거포 포수 유망주였는데, 어깨 부상 여파로 내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가 외야수로 자리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1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부동의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진 3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100득점 대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최초였다. 올해는 공인구가 바뀐 여파로 136경기 타율 0.283(495타수 140안타), 15홈런, 91타점으로 주춤했지만, 크게 한 방을 휘두르는 존재감은 여전했다. 

두산은 4일 재계약을 추진했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2)의 보류권을 포기하고, 이날 김재환의 포스팅을 공시하면서 에이스와 4번타자를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놓였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윈터미팅에서 팀을 선택할 예정이고, 김재환은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하면 꿈의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은 포스팅이 고지되는 다음날 오전 8(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30일 간 김재환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김재환은 "아직 어떤 구단이 관심 있을지, 어떤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만으로 감사하다. 대승적인 결정으로 이런 도전을 허락해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환의 꿈이 이뤄지면 두산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오재일이 4번타자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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