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지환이 전례를 찾기 힘든 'FA 계약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논현동, 신원철 기자]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지만 오지환은 LG 잔류를 사실상 굳혔다. 구단에게 공을 넘긴 채 결론을 기다린다. 노장이나 FA 미아 신세에 빠진 백업요원급 선수도 아닌, 20대의 나이에 1차 FA 자격을 얻은 선수로서는 이례적인 'FA 계약 백지위임'이다.

스포티비뉴스가 5일 '오지환 FA 계약 구단에 백지위임…협상 급물살 예고' 기사를 단독 보도하자 LG 트윈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지환이 네 번째 협상에서 FA 계약과 관련해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차명석 단장은 '오지환의 의견에 감사하고 구단은 최대한 존중과 예우를 하겠다'고 전했다"고 알렸다.

오지환은 최근 이병규 코치와 함께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돕기 재능기부를 하고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면서 지냈다. 지난달 세 차례 협상 과정에 직접 나서지는 않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FA 협상 중간에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협상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공백이 불가피했다. 차명석 단장이 11월말 일본 오키나와 캠프 출장에 이어 이달 7일에는 미국 출장길에 나선다. 가만히 있다가는 일주일 동안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추측이 쏟아지는 것이 불보듯 뻔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었다.

▲ LG 오지환. ⓒ 곽혜미 기자
4일 오후 오지환은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백지위임'을 언급했다. 그러나 구단에 의사를 전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이를 기사화하지는 않았다. 

그로서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지만 '언론 플레이'나 '여론 떠보기'로 비쳐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5일 오지환은 에이전트를 통해 실제로 자신의 의견을 구단에 전달했고, 기사를 통해 그의 뜻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제 결론이 언제 나더라도 공은 구단으로 넘어간 셈이다. 구단이 최종 제시안을 그대로 고수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그보다 낮은 금액을 다시 제시할 수도 있다.

오지환은 스스로 "(6년이 아니라면)4년 50억원 수준을 생각하고 있었다"면서도 백지위임의 후폭풍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지금은 가족이 있다.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또 "마음 편하게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싶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쏟아지는 추측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그는 백지위임 선언으로 추측의 싹을 없앴다.

단 계약이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LG 차명석 단장은 "바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구단도 미팅을 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차명석 단장은 14일 귀국한다. 계약은 그 뒤에 진행된다.

류중일 감독은 5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포츠서울 주최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취재진에게 "차명석 단장이 와서 오지환이 (백지위임을) '던졌다'고 하더라.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라도 됐으니 다행이다. 오히려 단장이 골치 아플 것 같다. 오지환 없었으면 나랑 유지현(수석코치)이 (유격수를) 할 뻔했다"며 밝게 웃었다.

스포티비뉴스=논현동,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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