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투수상을 받은 이영하(왼쪽)에게 김태형 감독이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김민경 기자] "어제(5일) 샤워실에 가니까 아직 샴푸가 없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재치 넘치는 발언으로 또 한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영하는 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다 "조만간 감독님 방에 몰래 서프라이즈로 한번 선물을 놓고 나오고 싶다"고 해 어떤 선물을 전달할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이영하는 무대에서 다 말하지 못한 세부 조건을 밝혔다. 그는 "아직 샴푸가 없다"고 말했다. 샴푸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 선수들에게 약속한 통합 우승 선물이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전 미디어데이에서 "10만 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선물을 하겠다"고 공약했고, 우승한 뒤 "박건우 등 몇몇 선수들이 내 샴푸를 쓰다가 몇 번 걸렸다. 그래서 샴푸를 선물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5일 구단에서 진행한 연탄 나눔 봉사를 마치고 경기장으로 돌아와 샤워실에서 씻으려고 보니 김 감독이 약속했던 샴푸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5일) 공용 샴푸를 그대로 썼더니 머리가 뻣뻣해졌다. 감독님이 선물하겠다고 한 샴푸는 조금 더 퀄리티가 있고, 머릿결이 찰랑찰랑해진다. 공용 샴푸를 쓰면 드라이를 할 때 머리카락이 뻣뻣해서 (빗에) 꼭 걸린다"며 우승 선물이 꼭 필요한 이유를 어필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이영하는 "샤워실에 감독님이 선물한 샴푸가 놓여 있으면 저도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답해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이영하는 "샴푸를 받으면 나도 면도기 등 감독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해 보겠다. 그러면 감독님께서 또 내게 다른 선물을 챙겨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하는 팀 선배인 김재환과 박세혁에게도 한마디씩 남겼다. 

4번타자 김재환은 5일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공시를 했다. 김재환은 앞으로 30일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영하는 "(김)재환이 형이 4번타자니까 투수로서는 당연히 아쉽다. 형으로서 잘 챙겨주고 정말 좋았다. 그런데 (따로 말을 안 해줘서) 섭섭했다. 단톡방에는 나도 올릴 수 있다"고 말하며 웃은 뒤 "재환이 형이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힘이나 그런 게 월등하니까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형은) 최고다"라고 응원했다. 

안방마님 박세혁에게도 한마디를 남겼다. 이영하는 "(박)세혁이 형은 인터뷰할 때 본인 언급 안 해주면 섭섭해하면서 형은 맨날 린드블럼 형만 이야기한다. 욕심이 과하다(웃음). 나는 그동안 승리하면 늘 세혁이 형을 이야기하는데 형은 내 이야기를 안 해주더라"고 한참 토로하다가 "내년에 같이 잘해서 도쿄(올림픽)도 가고 우승도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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