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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CRITIC] '김도훈과 함께' 울산이 K리그 우승에 도전하려면

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2019년 12월 06일 금요일
▲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김도훈호' 울산 현대가 출범한지 3년. 첫 시즌 FA컵 우승 이후 2년 연속 울산은 빈손이다. 

2019년 2월 19일 페락과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5-1 대승을 거둔 울산 현대는 12월 1일 포항 스틸러스에 1-4 참패를 당하며 무관으로 한 해를 마쳤다. 

울산은 4월 17일 FA컵 32강에서 내셔널리그 소속 대전 코레일에 0-2로 완패해 탈락했고, 6월 29일에는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른 시즌 마지막 경기인 우라와 레즈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0-3 완패로 마쳐 탈락했다. 1차전 일본 원정 2-1 승리가 무색해진 결과였다.

12월 1일 포항전 패배가 가장 아팠다. 두 개 대회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울산은 더블 스쿼드가 리그 우승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팀 당 3번씩 격돌한 정규라운드에서 울산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에 승점 1점이 앞선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상위 6개 팀이 모여 한 차례씩 더 경기한 파이널 라운드 A그룹에서 울산은 대구, 강원, 서울을 내리 꺾으며 기세를 높였으나 전북과 1-1로 비긴 뒤 포항에 1-4로 지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전북은 A그룹 5경기에서 3승 2무로 울산과 79점 타이를 이뤘고, 다득점에서 72골로 울산에 한 골 앞서 리그 3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고, 지더라도 2골을 더 넣었다면 우승할 수 있었다. 전북은 울산과 맞대결에서 1-0으로 리드하던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치며 자력 우승 기회를 잃었고, 울산종합운동장을 빠져나오던 전북 선수단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울산은 전북에 비해 심리적으로 유리한 상황에도 전술적으로, 체력적으로 고전하는 경기를 했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 심리적 잇점까지 잃었다.

1-4로 진 포항전은 역사에 남을 참패이자 졸전이었다. 포항이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편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하더라도, 경기 초반부터 전술적으로 상대에 압도 당했다. 울산은 경고 누적과 부상 등으로 몇몇 주력 선수가 빠진 상황이었지만, 그 조차 대비해 우승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 

▲ 박용우는 올 시즌을 마치고 상주 상무로 향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포항전 참패는 울산의 역사적 졸전, 선수단 내부도 '실망'

2013년 12월 1일, 6년 전 포항에 패하며 준우승했던 악몽은 이번 포항전을 앞두고 자주 거론됐다.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에도 당시 김호곤 울산 감독은 2013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도훈 현 울산 감독은 2017년 FA컵 우승으로 2년 더 계약을 연장해 2020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번 실패로 김도훈 감독이 직접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다. 울산이 두 시즌 연속 무관에 그친 배경으로 승부처의 전술적 결단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시즌 FA컵 결승에서 대구와 2차전에 당한 패배는 물론, 수원 삼성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패배, 올 시즌 우라와와 16강 패배와 포항전 패배 등은 초반 주도권을 내주고 후반전에 부랴부랴 라인을 올리다 경기 균형이 무너져 완패한 패턴이 유사했다. 

고비마다 미끄러지는 일을 겪으며 선수단 내부에서도 경기 운영 전략에 대한 아쉬움이 나왔다. 몇몇 선수들은 포항전 패배 이후 경기 준비 과정이 아쉬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통영에서 진행된 3주 간 전지 훈련에서 선수비 후역습을 중심으로 진행된 실리 축구 훈련이 실전에서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자성도 있었다. 

▲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가 되려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2020시즌 김도훈 체제, 반복된 패착 개선해야

울산 고위 관계자는 김도훈 감독 체제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다며 2020시즌까지 계약 기간 이행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은 부임 후 리그 4위, 3위, 2위로 꾸준히 성적이 상승한 점은 물론, 올 시즌 우승을 다득점 차이로 놓쳤다는 점에서 우승에 준하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충격적인 최종전을 마친 뒤 선수단은 낙담이 큰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흐름으로 2020시즌을 맞이할 경우 우승 도전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2019시즌 울산이 전북을 끝까지 괴롭힐 수 있던 배경에는, 전북이 예년만 못한 전력을 보였던 이유도 있다. 장기 집권한 최강희 전 감독이 떠나고, 조제 모라이스 감독 체제의 첫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 주축 멤버인 김민재가 연초 베이징 궈안으로 떠났고, 시즌 중간에는 득점 선두를 달리던 공격수 김신욱도 중국 슈퍼리그로 향했다. 전북은 주요 외국인 선수도 부상과 부진으로 기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2020시즌 전북은 구단에 상근하는 허병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고, 벌써부터 이적 시장에 대대적인 선수 영입 소문이 돌고 있다. 2021시즌 확대되는 FIFA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룰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공격진에는 검증된 장신 외국인 공격수 영입이 추진되고 있고, 그외 외국인 쿼터도 새로 구성될 예정이다. 미드필드진과 골키퍼 포지션까지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다. 

투자 규모를 늘린 것은 아니지만 전북은 예년 수준의 재정을 유지해 여전히 K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도 우승 실패에도 2020시즌 예산 규모를 유지해 계속 우승을 노리겠다는 자세다.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선수를 리스트업하고 있다. 박용우의 입대, 믹스의 계약 만료로 인해 생긴 중원 공백에도 이미 협상 리스트에 오른 중량감 있는 미드필더가 있다.

하지만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정도로 전북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험있는 선수들이 다수 모인 울산 선수단 내부에도 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김도훈 감독도 그 점에 고민을 갖고 외국인 전술 코치 영입을 과거 요청했다. 2018년 초 포르투갈 출신 전술 코치, 2019년 초 독일 출신 전술 코치가 동계 훈련부터 합류했으나 시즌 개막 후 모두 한국을 떠났다. 

▲ 12월 3일 해단한 울산 현대 선수단 ⓒ울산 현대


◆ 2020시즌 더 강해질 전북, 울산은 무엇을 준비할까

포르투갈 출신 코치는 한국의 팀 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독일인 코치는 독일축구협회 지도자 강사직을 유지하길 원해 계약 합의가 되지 않았다. 울산 관계자는 2020시즌에도 전술 코치 영입을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김도훈 감독의 의중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울산은 2019시즌 K리그1 우승 경쟁을 오랜만에 흥미롭게 만들었다. 전북이 쉽게 우승하는 1강 구도를 흔들었다. 그러나 결국은 '어차피 우승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3연속 우승과 7회 우승으로 지난 3년 간 울산의 추격을 무력화했다. 2020시즌 설욕을 위해 울산은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비마다 같은 패착이 반복된다면 불운이 아니라 준비 과정을 재점검해야 한다.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적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울산 선수단 내 일부 선수들은 이적팀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팬들의 우려도 작지 않다. 전북의 대항마가 아니라, K리그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오답노트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2019시즌 실패의 이유를 냉철히 짚고, 개선하지 못하면 2020시즌 울산은 올시즌 준우승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다. 2017시즌 FA컵 우승 과정에 표출된 경기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2018시즌에 리그 3위, FA컵 준우승에 그쳤던 전례를 돌아봐야 한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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