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리한 여건에서 포스팅시스템을 진행하는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이나 일본에 상주하는 스카우트들은 다 알겠죠. 그런데 그 윗선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메이저리그(MLB)의 문을 두들기는 김재환(31·두산)의 행보에 MLB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재환은 지난 5일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했다. 우리시간으로 6일 오전 7시인 포스팅시스템 신청 마감을 24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MLB 사무국은 6일 김재환의 포스팅 공시를 발표했다.

사실 김재환이 포스팅을 신청할 것이라 예상한 관계자는 극소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리미어12 출전으로 등록일수 60일을 더해 포스팅 조건(7년)을 채운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회가 생긴 김재환은 도전을 선택했고, 두산은 이를 존중했다. 물론 “적절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달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김재환의 MLB 진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도전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너무 갑작스러운 포스팅 신청이라 MLB 측도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내셔널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김광현이나 조쉬 린드블럼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김재환 또한 계속 관찰했다”면서도 “아무래도 당장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인지 김재환을 중심에 놓고 경기를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야구계에서는 김재환이 좋은 선수이며, 팀에 따라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스카우트 개인의 의견으로 영입이 추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스카우트는 “보통 영입 대상이 있으면 계속 보고를 하다 마지막에는 책임자 선까지 올라간다”고 했다. 김재환은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단계를 거치지 못한 팀이 많을 수도 있다. 

김광현과 김재환은 큰 차이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에이전트는 “김광현은 계약 중간에 미국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MLB 스카우트들이 2년간 경기장을 찾았다. 구단이 의사결정을 할 만큼 충분히 데이터가 쌓인 선수”라고 했다. 베팅하든 아니든 결론이 난 선수라는 의미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아예 당시 소속팀 넥센(현 키움)이 스카우트들을 불러 모았다. 스카우트들은 경기장까지 들어가 강정호와 박병호의 스윙 및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었다. 반면 김재환은 전반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하다. 영입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재환이 최소 한 개 팀 이상과 교감을 나눴다”는 루머가 무성했다. 그러나 김재환 측은 ‘스포티비뉴스’에 “일찍부터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12에서 보상으로 나온 등록 일수로 조건을 갖추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다. 특정 구단의 관심을 받기에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개인적인 의지로 추진된 포스팅임을 분명히 했다.

올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불리한 여건까지 겹친 김재환 포스팅이다. 어쩌면 맨땅에 헤딩이라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다.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반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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