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왼쪽)를 2선 중앙에 둔 4-2-3-1 포메이션으로 토트넘, 맨시티를 잡았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시티를 연이어 상대하는 경기 일정 결과 경질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이 기막힌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맨유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를 연이어 2-1로 꺾고 2019-20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5위에 올랐다.

맨유는 11월 25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3-3으로 비긴 뒤 로테이션을 가동한 아스타나와 2019-20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 1-2로 패하며 위기론에 시달렸다. 12월 2일 애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에 2-2로 비기면서 3연속 무승에 빠지며 리그 순위도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위기론이 깊어지는 가운데 주제 무리뉴 감독 부임 후 3연승을 달린 토트넘,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는 일정은 맨유의 리그 순위를 하위권까지 떨어트릴 수 있는 위기로 여겨졌다. 솔샤르 감독은 이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솔샤르 감독의 반전은 선발 명단에 돌아온 잉글랜드 공격수 제시 린가드의 활약이 디딤돌이 됐다. 2019-20시즌 개막 후 질병과 허벅지 부상으로 힘을 쓰지 못하던 린가드는 아스타나와 유로파리그 경기를 통해 첫 골을 신고했다. 리그에서는 부상 복귀 후 5경기 연속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가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연속 선발 출전해 공격의 윤활류 역할을 했다.

솔샤르 감독은 2019-20시즌 들어 스리백과 스리백, 투톱 등 포메이션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마침내 공격의 역동성, 수비의 견고함을 갖춘 전형은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한 4-2-3-1 포메이션이다. 이 두 경기에서 솔샤르 감독은 좌우 측면의 마커스 래시포드와 대니얼 제임스의 속력, 최전방에서 메이슨 그린우드와 앙토니 마시알을 통해 폭 넓은 움직임을 요구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래시포드, 마시알, 제임스는 이전에도 맨유의 주력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후안 마타 등의 2선 공격수들과 유기적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토트넘, 맨시티전은 린가드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셋의 연결 고리로 적절한 위치를 점했다. 린가드는 맨시티전 공격진 중 유일하게 공격 포인트가 없었으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마시알과 래시포드가 빛날 수 있는 조연 역할을 했다. 세 차례 시도한 슈팅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 토트넘-맨시티전에 연속골을 넣은 마커스 래시포드(가운데)


맨유는 전방 4명의 선수 뒤를 브라질 미드필더 프레드가 전진해 정밀한 패스를 뿌리며 지원했다. 프레드의 창조성 회복은 토트넘, 맨시티전 승리의 큰 동력 중 하나였다.  

맨유는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제한하고 페널티 에어리어를 네 명의 수비가 사수하며, 스콧 맥토미니로 이들을 보호하게 했다.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5명이 수비적, 5명이 공격적으로 경기하면서 효율적인 선수비 후역습 축구로 토트넘, 맨시티를 상대로 실리적인 결과를 끌어냈다.

이 과정에는 물오른 운동 능력과 슈팅력을 자랑한 래시포드, 탁월한 왼발 패스로 상댁 수비 허를 찌른 프레드의 패스가 제한된 기회 안에 득점 기회로 이어진 개인의 힘도 있었다. 

수비적으로는 맨시티와 경기에서 빅토르 린델뢰프가 여러 차례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로 골문을 사수했고, 라이트백 에런 완비사카가 측면에서 수비에 집중하며 맨시티의 커트인 공격을 저지했다. 자주 공격을 지원한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도 수비 전환 시 적극성을 보였다. 다비드 데헤아의 선방도 여전했다.

공격 역동성과 수비 견고함을 찾은 4-2-3-1 포메이션은 솔샤르 감독의 새로운 플랜A가 됐다. 

폴 포그바, 네마냐 마티치, 디오구 달로트, 마르코스 로호, 에릭 바이, 티모시 포수멘사 등이 연내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인 맨유는 2020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 선수 보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2연승을 통해 승점 24점으로 5위에 오른 맨유는 4위 첼시와 승점 차이를 5점으로 좁혔다.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맨유는 16라운드까지 일정에서 프리미어리그 BIG6에 속하는 첼시(4-0 승),  리버풀(1-1 무), 아스널 (1-1 무), 토트넘(2-1 승), 맨시티(2-1 승)에 3승 2무로 무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 돌풍의 팀 레스터 시티와 대결도 1-0 승리로 장식해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솔샤르 감독 체제를 지속할 명분이 됐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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