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쉬 린드블럼이 8일 깜짝 팬 사인회를 열고 두산 베어스와 결별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된 소감을 이야기했다. ⓒ 삼성동,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삼성동, 김민경 기자] "김재환, 김광현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가면 특별할 것 같다."

조쉬 린드블럼(31)이 2015년부터 5시즌 동안 지낸 한국을 떠나게 된 소감을 이야기했다. 린드블럼은 8일 서울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7일 린드블럼의 SNS에 행사 소식을 알렸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만큼 꽤 많은 팬이 찾아왔다.

린드블럼은 지난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2시즌을 보냈고,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했다가 시즌 도중 다시 롯데로 돌아오면서 한국 생활을 이어 갔다. 

지난해부터는 두산 베어스에서 뛰면서 2시즌 동안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는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올해는 20승3패, 194⅔이닝,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도 유력한 상황이다.

린드블럼은 지난 4일 두산이 보류권을 풀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화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 에인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린드블럼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드블럼은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해 행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린드블럼은 정든 한국, 그리고 두산과 결별하게 된 것과 관련해 "두산에서 2년 동안 뛸 기회를 줘서 감사했고, 동료들과 두산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면서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외야수 김재환(31·두산), 투수 김광현(31·SK)도 함께 가면 더 특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쉬 린드블럼은 두산 베어스에서 보낸 2년을 절대 잊지 못하겠다고 했다. ⓒ 한희재 기자
다음은 린드블럼과 일문일답.

-팬 사인회를 연 이유가 있다면.

지난 5년 동안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했다. 내 하루의 2시간만 쓰면 되는 일이었다. 

-이제 두산을 떠나게 됐다.

두산에서 2년 동안 뛸 기회를 줘서 감사했고, 동료들과 두산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2년 동안 지내면서 정말 감사했다.

-두산과 롯데에서 많은 것들을 이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위는 당연히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롯데에서 뛸 때 LG 트윈스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2015년 3월 31일)을 치렀던 순간, 또 롯데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일도 특별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시리즈 경험도 좋았다. 최고의 기억은 팀 동료 그리고 팬들과 함께한 시간이다.

-KBO는 린드블럼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지난 5년 동안 나와 가족 모두 고향처럼 느꼈다. 나의 커리어 대부분을 쌓은 곳이기도 하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기회를 준 곳이고, 친한 친구들을 사귀는 기회이기도 했다. 

-박세혁(두산 포수)이 린드블럼 떠난다는 말을 듣고 울컥하고, 못 잊을 것 같다고 했다. 

안 그래도 사인회를 하는 동안 (박)세혁이에게 연락이 왔다(린드블럼은 박세혁의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이 뜬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줬다). MVP 수상 소감 영상을 녹화했을 때 투수와 포수의 관계는 특별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평생 함께할 친구다. 세혁이 결혼해서 아내와 같이 우리 집에 놀러 왔으면 좋겠다. 

-김재환도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을 했는데, 해줄 말이 있다면.

(김)재환과 (김)광현 모두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한 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고, KBO리그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우리 3명이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게 된다면 정말 특별할 것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은 처음인데.

흥분된다. 최동원상이나 MVP를 받긴 했는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서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여기 있는 취재진이 내게 표를 던졌길 바란다(웃음). 참석해서 지난 5년 동안 리그에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꽤 오래 한국에 못 올 수 있는데, 아이들(첫째 딸 프레슬리, 둘째 아들 팔머, 막내딸 먼로)이 아쉬워하진 않던지.

많이 슬퍼할 건데, 아마 먼로가 가장 아쉬워할 것이다. 먼로는 늘 집에서 뛰면서 '최!강!두!산!'을 외쳤다(웃음). 그런 추억을 안겨준 팬과 리그를 늘 기억할 것이다. 나중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되면 지난 5년 동안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팔머는 두산 배트와 모자와 유니폼 등을 늘 갖고 있다. 잊지 못할 것이다.

▲ 린드블럼 가족도 한국 생활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왼쪽부터 린드블럼의 아내와 둘째 팔머, 막내 먼로, 첫째 프레슬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삼성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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