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포수진의 기대주인 이홍구는 차분하게 몸을 만들어 내년 1군 무대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홍구(29·SK)는 “해야 할 것은 다 처리했다”고 웃었다. 마음은 홀가분해졌고,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도 보인다. 이제는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이홍구는 지난 9월 제대한 뒤 차분히 몸을 만들고 있다. 7일에는 군 복무 탓에 미뤘던 결혼식까지 마쳤다. 그런 이홍구는 “이제 야구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나는 게 야구밖에 없다”면서 “나이도 어린 게 아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제대 뒤 SK 컨디셔닝 파트에서 준 과제를 빠짐없이 성실하게 수행했다. 11월에는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에 참가해 땀을 흘렸다. 지상과제는 ‘실전감각’ 회복이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나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한 게 아니었다. 일과를 마치고는 자기 시간이 있는 공익근무보다도 열악한 환경이었다. 이홍구는 “나름대로 훈련을 한다고 해도 말 그대로 소꿉장난이었다”고 돌아봤다.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이홍구도 “솔직히 불안하다. 캠프에서도 다른 선수들은 진짜 야구를 하고 있는데, 나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고 인정했다.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이홍구는 “캠프에서 똑같은 훈련을 해도 확실히 몸이 안 되더라. 군에서는 야구에 대한 것을 아예 못했다”면서 “따라가는 게 버겁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가뜩이나 포수 경쟁이 치열해서 더 그렇다. 큰 기대를 받고 있지만, 이홍구는 아직 정해진 자리가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이홍구는 “솔직히 (포수 엔트리) 하나를 놓고 싸워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이)현석이가 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쿨하게 인정하면서 “내 생각에 바로 1군에서 뛸 그런 감각적인 부분은 부족할 것 같다. 바로 1군에서 경기를 하고 싶기는 하지만 2군에서 경기 경험을 쌓고, 느낌을 찾은 다음 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이처럼 이홍구는 '급할수록 돌아가고' 있다. 당장 1군에 가지 못하더라도 향후 5년간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홍구는 “코치님들께서도 ‘급하게 안 해도 된다. 착실하게 연습을 하라’고 지시하신다. 1군 경쟁을 신경쓰기보다는 내 할 일만 하면 된다”면서 “그래도 원없이 훈련을 하니 기분은 조금 괜찮아졌다. 계속 하다보면 괜찮아질 것 같다.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홍구는 SK 포수진의 기대주다. SK는 이재원 이홍구 이현석이라는 세 명의 포수가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2년간 백업 포수였던 베테랑 허도환을 트레이드한 것도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퍼즐인 동시에, 실전감각 탓에 가장 큰 변수도 이홍구다. 이홍구는 차분하게 앞을 내다보며 시행착오를 줄여간다는 각오다.

이홍구는 “내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빨리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기도 하다. 왔다 갔다 한다”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성과를 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군에 가기 전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지만, 이제는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주전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가겠다. 무리하는 것보다는 일정대로 천천히 하면, 괜찮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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