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슨이 한국에서 배우로 활약하고 싶은 이유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다 ⓒ한희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미국인 카슨은 왜 한국에서 연기하는 꿈을 꿨을까.

카슨은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 실제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서 연극 동아리를 하면서부터였다. 반드시 '한국'에서 연기를 해야 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그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따로 한국어 공부까지 했다.

카슨은 "집에서는 영어만 쓰고, 국제학교를 다니다 보니 학교에서도 영어만 사용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따로 공부했고, 교포나 다문화가정 출신인 친구들과 대화하며 한국어를 배웠다"라고 설명했다. 카슨의 한국어 실력은 '능숙' 그 이상이다. 억양도 자연스러웠다. 그는 "할리우드에 가면 한국어를 쓸 수 있는 역할도 한정적이지 않겠나. 그게 너무 아쉬웠다"라고 전했다.
▲ 카슨은 제한적인 외국인 여성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희재 기자

남다른 의욕을 가진 카슨이지만 한국에서 '외국인'이 연기자를 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그는 외국인, 여성이라는 벽을 모두 넘어야 한다.

카슨은 "한국엔 일단 외국인 배역이 잘 없고, 항상 똑같은 역이다. 한국어를 잘 못 하는 외국인 같은 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류계 여성 배역을 엄청 많이 했다. 내 친구도 영화 '불한당'에서 임시완과 키스신이 있었던 그 배우"라며 "유독 영화에서는 그런 역이 많다. 키스신도 유달리 많다"라고 털어놨다. 카슨도 한 드라마에서 키스신을 소화해야 했다.

또 "외국인은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서프라이즈' 때문일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카슨도 어린 시절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적 있지만, '서프라이즈'만으로 외국인 연기자들의 연기를 재단하지는 않았으면 한단다.
▲ 카슨은 "외모보다 연기나 실력을 더 봐줬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한희재 기자

카슨은 "오디션에서도 연기 활동하는 사람보다는 연출진이 생각한 외모에 걸맞은 사람 위주로 캐스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다수가 모델"이라며 "내 주변에도 연기를 잘하는 외국인 연기자들이 있는데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외국인이 맡을 수 있는 배역은 한정적이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편이다. 계속 준비하며 오디션을 열심히 보겠다"라고 의욕을 다졌다.

한국인이 가진 '외국인'의 정형화된 편견을 깨뜨리기도 쉽지 않다. OCN '보이스3'와 '동백꽃 필 무렵'을 준비하면서 카슨은 금발로 탈색했다. 그의 자연 모발은 갈색이다. 오디션 현장 등에서도 금발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한국은 너무 외모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외모보다는 연기나 실력을 봐주면 안 될까. 과거 캐스팅 담당자가 내게 '죄송한데 살을 빼지 않을 거라면 연기는 왜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때 너무 충격받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래서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염혜란이 맡은 홍자영 역이 사랑을 받은 점에 카슨은 주목했다. 그는 "홍자영이라는 캐릭터는 '미스코리아'나, 아주 마른 외형의 여성이 아니지만,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걸크러시'를 보여주는, 연기 잘하는 배우와 캐릭터 자체의 매력으로 성공했다. 이런 캐릭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 카슨은 언젠가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꿈꾸며, 원하는 상대 배우로는 서강준을 언급했다 ⓒ한희재 기자

카슨이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는 "한국 스타일의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해보고 싶다. 넷플릭스에서 보는 미국식 로맨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라며 "한국 영화도 '국제시장', '7번 방의 선물' 이런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랑은 다르지 않나. '늑대소년'처럼 재밌고 귀엽다가도 눈물이 날 수도 있는 그런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공효진과 강하늘이 선보인 '후드 키스' 같은 그림도 꿈꾼다. 

그는 '힘쎈여자 도봉순', '역도요정 김복주', '오 나의 귀신님'을 좋아하는 드라마로 꼽았다. 좋아하는 배우는 박보영이다. 카슨은 "너무 귀여우면서도, 어떤 배역을 하건 너무 잘 어울린다. 슬픈 것도, 웃긴 것도, 로맨스까지 못 하는 것이 없더라"라고 강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배우는 바로 서강준. 카슨은 "'치즈인더트랩'도 정말 재밌게 봤다. 나는 따뜻한 강아지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데, 서강준이 뭔가 그런 느낌이 있는 배우다. 미소도 너무 매력적"이라며 응원했다.

카슨은 배역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영화 '보스턴 1947'을 유심히 살핀다면 카슨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대사는 많지 않을 수 있어도, 그의 열정은 주연에 뒤지지 않는다. 

그는 "언젠가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라며 주연으로 당당히 안방을 찾을 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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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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