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배우 김재경. 제공ㅣ나무엑터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레인보우가 지난달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멤버들은 이날만을 기다려왔다는 듯 2019년 11월, 10주년을 맞아 꿈처럼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리더다운 추진력과 재력(?)으로 레인보우의 10주년 프로젝트를 이끈 김재경과 레인보우 멤버들은 오래 전부터 이날만을 꿈꿔왔다고 한다.

레인보우 10주년을 맞아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김재경은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에 대해 "구상은 사실 연습생 때 부터였다. 우스갯소리로 시작된 '10주년에 뭐할까'가 올 초부터 '진짜 해볼까'해서 된거다"라고 말하며 감회에 젖었다.

"저희끼리 자주 만나서 놀기만 하다 올 초부터는 정말 매일 회의만 했다. 다행히 멤버들이 여름에 동시에 비는 시간이 났다. 미리 제주도에서 사진도 찍고, 티저 이미지도 만들어놨다가 11월에 공개할 수 있었다. 사실 데뷔 초에는 막연하게 상상만 했는데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되게 많이 실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10주년을 맞은 그룹 레인보우. 출처ㅣ김재경 인스타그램

재주꾼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만큼 이번 앨범은 순수하게 레인보우의 '가내수공업'으로 이뤄졌다. '금손' 지숙은 카메라와 영상을, 현영과 노을은 미술을, 윤혜 승아 나은은 성실하게 뒷정리를, 리더 재경은 프로젝트 지휘 겸 메인 포토그래퍼를 맡았다. 10주년 싱글 타이틀곡 '오로라'와 '아이 드림 오브 유'는 김재경의 동생인 밴드 엔플라잉 드러머 김재현이 친구들을 동원해 수급했다.

특히 '오로라'는 레인보우의 숨은 명곡 '키스'같은 느낌을 찾다가 만난 곡이라고 한다. 레인보우 멤버들이 작사에 참여, 팬들에게 언제나 빛나는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대중적인 멜로디에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더해져 누구나 기분 좋게 흥얼거릴 수 있는 매력적인 곡이다.

"멤버 중 현영이가 곡을 쓴다. 사실 제일 먼저 현영이에게 요청했지만 자신의 색과 레인보우의 색이 맞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마침 제 동생이 곡 쓴답시고 컴퓨터 부품 교체 등의 명목으로 받아간 돈이 상당히 많았다. 동생에게 써보라고 했더니 '누나, 나는 남의 곡 쓸 역량이 안 된다'고 해서 동생 친구인 작곡팀의 도움을 받았다. '마하', 'A' 등 좋아하는 우리 노래가 많지만 지금은 '오로라'를 베스트로 꼽고 싶다.(웃음)"

▲ 레인보우 10주년 싱글 '오버 더 레인보우'. 출처ㅣ 앨범 재킷.

'20주년에는 김재현의 곡으로 레인보우의 기념 싱글을 발매할 수 있을지' 묻자, 김재경은 "그러면 진짜 재밌겠다. 그러길 바라며 쪼아봐야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재현이도 많이 도와줬다. 우리 곡이 나온 것 자체가 재현이 도움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것 같다. 녹음할 때도 너무 오랜만이라 떨렸는데, 재현이가 간식을 '이만큼' 싸들고 와서 누나들 먹으라고 주고 가기도 했다. 또 힘이 됐던 건, 재현이가 레인보우를 보고 '엔플라잉도 이렇게 오래오래 함께하자고 말을 해야지'라고 해준 것이다. 가까이 있는 동생이 그렇게 해주니 고맙고 힘이 됐다."

10주년 싱글 발매 비용은 누구의 소속사도 아닌 김재경의 사비로 전부 부담했다. 수익은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김재경은 미리 소속사 나무엑터스와 협의를 거친 뒤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외에 꼭 필요한 음반 관련 협조는 데뷔 소속사 DSP미디어에 요청했다. DSP 측 역시 흔쾌히 이들의 프로젝트를 돕겠다고 나서며 기특함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덕분에 10주년 싱글 '오버 더 레인보우'는 뜻깊게도 DSP미디어 소속으로 발매될 수 있었다.

"저는 돈을 써야 새 돈이 들어온다 주의다.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는데 아깝지 않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가 수익을 기부했으면 싶었기에, 누군가의 투자를 받기 미안했다. 기부를 하고 싶은데 남의 돈으로 하긴 그러니까 '내 돈으로 해보자'가 된 거다. 그래서 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 능력으로 했던 것 같다."

"회사(나무엑터스)에도 너무 감사하다. 금액적으로는 플러스되는 게 없어서 죄송한 일이었는데 많이 도와주셨다. 사실 처음엔 회사를 나온 뒤에 재결합 하는 것이 '법적으로 되게 어려운 문제인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 DSP 대표님을 찾아가 '도와주세요' 한 것이었는데, 너무 기쁘게 '어 그래 해야지. 나도 도울게. 좋은 일에 기부한다고? 너희가 나에게 이렇게 도움을 요청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다. 다들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

▲ 가수 겸 배우 김재경. 제공ㅣ나무엑터스

김재경의 꿈은 이렇게 발매된 '오버 더 레인보우'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꾸준한 기부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7명의 꿈이 모인 이 음반이 '좋은 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무지개 다리가 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7년 계약이 끝난 이후 이런 식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좋은 일의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기부? 봉사? 이런 걸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레인보우였으면 좋겠다. 레인보우라는 존재가 많은 분들에게 기쁨도, 도움도 되기를 꿈꾸고 있다."

"꿈을 꾸고 이룬다는게 요즘 세상에 너무 소중하다. 그걸 10년 째 하고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할 뿐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부를 하고 싶었던 것도 그 감사에 대한 보답을 드리고 싶어서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그 일로서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로 내 삶이 너무 행복한 삶이라고 깨닫게 되고,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 가수 겸 배우 김재경. 제공ㅣ나무엑터스

팀워크로는 1등이 아니라면 서러운 팀이지만, 레인보우는 1등을 못해본 그룹이라는 비운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김재경은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한마디로 이 표현을 직접 언급하며 "'1등 아니면 뭐 어때'에 공감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에게도 10년 간 정말 너무 열심히 함께해줘서 고맙고, 앞으로의 10년도 잘 부탁하고 싶다. 팬 분들께도 10년간 응원하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레인보우하면 '1등을 못 해본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그러지 않아도 뭐 어때?'에 공감해주시면 좋겠다. 지금 1등하지 않아도, 돈을 정말 많이 벌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다. 많은 분들이 저희를 보고 그걸 깨달으셨으면 좋겠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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