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승락은 다음 시즌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KBO리그 구단들은 FA 전략을 보상에서 투자로 바꿔가고 있다. 앞으로 활약에 대해서만 가치를 재겠다는 냉정한 판단은 내부FA, 특히 나이 많은 베테랑 선수에게 직격탄이다.

FA 신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손승락(37)은 아직까지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일정을 조율하던 찰나 성민규 롯데 단장이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 참관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관계가 멈춰 있다.

10일 손승락은 에이전시를 통해 "내 가치를 인정해 준 롯데, 그리고 나를 사랑해 준 팬들과 계속 함께 하고 싶다. 롯데 부활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잔류 의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손승락은 지난 2015년 시즌을 마치고 4년 60억 원에 넥센을 떠나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7시즌에 37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는 등 2018시즌까지 롯데에서 3시즌 동안 85세이브를 쓸어 담아 롯데 새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손승락은 지난 5월 마무리에서 내려오는 등 올 시즌 급격한 성적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손승락답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구속이 140km 후반대까지 올라갔고 포크볼과 슬라이더는 날카롭게 떨어졌다. 평균자책점을 전반기 4.70에서 후반기 1.88로 뚝 떨어뜨리며 건재를 증명했다.

손승락은 '팀 퍼스트', 무엇보다 롯데 선수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시즌 초 4일 연투를 자청했고, 지난 5월 갑작스러운 성적 부진에 빠졌을 땐 마무리에서 내려오라는 지시를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또 FA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5일 롯데 선수단 상조회가 연 행사에 참석해 팬들과 만났다. 다른 FA 고효준(36), 전준우(33)도 함께 했다.

몇몇 구단 고위 관계자들은 손승락에 대해 "현재 시장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아 FA 이적이 어려워 보이지만, 불펜에서 활용 폭이 워낙 넓은 데다 분석상 여러 지표가 나쁘지 않다"며 "우리 팀에 있다면 당연히 잡고 싶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이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사인 앤드 트레이드라면 손승락을 필요로 하는 팀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롯데 FA 고효준 역시 아직까지 구단과 만나지 못했다. 에이전시에 따르면 고효준 역시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고 조만간 구단과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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