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청담동, 이재국 기자] "선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데 어쩔 수 있나."

두산 김태룡 단장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재환(31)에 대해 응원을 보내면서도 미국 진출과 두산 복귀의 포스팅 금액 기준선을 마련해 둔 사실이 있음을 밝혀 주목된다.

김 단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의 팔순연에 참석한 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도전 사실이 화제에 오르자 이에 대한 뒷얘기를 전했다.

두산은 지난 5일 김재환에 대해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를 요청한 사실을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야말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뉴스'였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도 놀라웠지만, 두산이 4번타자를 순순히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 또한 예상 밖의 일이었다.

김재환은 당초 올 시즌을 마치더라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해외 진출 자격인 7시즌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끝난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 발탁돼 등록일수 60일 혜택을 받으면서 요건을 충족했다. 김재환은 김태형 감독과 구단의 허락을 받아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지난 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김재환에 대한 포스팅을 공시했다. 내년 1월 5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한국시간으로는 1월 6일 오전 7시다.

이날 김응용 회장의 팔순연 잔치에 참석한 야구인들도 두산 구단이 중심타자인 김재환의 미국 도전을 허락한 데 대해 궁금해 했다. 그러자 김 단장은 "선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데 어쩔 수 있나.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보내줘야지"라며 웃었다.

이승엽 KBO 홍보위원이 "무조건 보내주는 겁니까. 정해 놓은 포스팅 금액 기준선은 없습니까"라고 예리한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구단과 에이전트가 만나서 기준선은 정해뒀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제시하는 포스팅 금액 하한선을 합의했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양측에서 정해놓은 금액을 넘기면 미국 무대로 가고, 기준선에 미치지 못하면 두산으로 복귀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얘기였다.

이승엽 홍보위원은 김태룡 단장 옆에 앉아 있던 기자들에게 "금액 안 파십니까. 그런 걸 파야죠"라고 말해 주변의 폭소를 자아냈다.

▲ 두산 김태룡 단장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은 추궁을 당할 분위기가 되자 "기준선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속사정을 설명했다. "기준선을 공개하면 김재환에게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도 그것을 참고해 금액을 제시하지 않겠나. 그럴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 그래서 지금은 기준선을 말할 수 없다. 비밀이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재환의 미국 무대 진출 여부는 두산 구단과 김재환 측이 이미 합의해 둔 포스팅 금액 기준선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구단에서 이 기준선을 넘는 포스팅 금액을 제시한다면 김재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게 되고, 기준선에 미치지 못하면 두산 구단에 복귀하게 된다.

스포티비뉴스=청담동,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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