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차세대 코너 내야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민재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 너 내 앞에서는 치지 마”

강훈련이 이어진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 당시 많은 선수들은 김민재(23·SK)에게 농담을 건넸다. 가벼운 스윙으로도 훌쩍 담장을 넘기거나 그 앞까지 가니, 선배들이 기가 죽는다는 것이다. 김민재는 “형들이 더 잘 치는데 장난식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고 웃으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캔버라 캠프의 모든 선수들이 김민재의 펀치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프로필상 191㎝·95㎏의 잘 빠진 체구를 자랑하는 김민재는 올해 외야에서 3루로 전향했다. 성장세는 고무적이었다. 지난 3월 끝난 가고시마 퓨처스팀(2군) 캠프의 최우수선수(MVP)였다. 그리고 호주 캔버라 캠프를 통해 ‘1군 캠프 데뷔전’을 가졌다. 김민재는 1군 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워했다. 김민재는 “생각하지도 못한 합류였다. 많이 놀랐다”고 했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호주 캠프였다.

1년을 돌아보면 코너 내야수의 색깔을 입히는 시기였다. SK 퓨처스팀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야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기부터 착실하게 가르쳤다.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민재의 올 시즌 퓨처스리그 출장 경기 수(29경기)가 적었던 이유다. 김민재도 “잔류군에서 수비 위주로 훈련을 했다. 경기는 시즌 막바지에나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다.

유망주 캠프라고 하지만 1군 코칭스태프와 함께하는 첫 캠프였다. 설렘과 열정을 가지고 왔다. 김민재는 “코치님들이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특히 기본기 훈련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코치님들도 다 재밌으시다”고 방긋 웃으면서 “1군 캠프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더라. 야구를 하는 분위기가 달랐다”고 떠올렸다.

수비와 타격 모두 집중했지만 더 중점을 둔 부분을 굳이 찾자면 수비였다. 내야수로 전향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김민재는 “수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캠프에서도 수비에 매달렸다. “이종운 퓨처스팀 감독께서도 항상 수비를 말씀하셨다. 수비 경험이 없어 어려웠는데 여기 와서 수정을 했다. 하체를 너무 많이 쓰다 보니 손이 늦게 나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수정했다.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의의를 뒀다.

첫 1군 캠프에 수비가 남들보다 부족하다보니 캠프 초반에는 의기소침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부터가 김민재의 장점을 좋게 설명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방망이 재질은 1군 코칭스태프도 인정한다. 캔버라 캠프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 김민재는 이제 2~3년 뒤를 내다보고 차분하게 길을 닦겠다는 각오다. 

김민재는 “방망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물론 수비 부문에서도 진짜 많은 훈련을 하고 싶다. 현재 97㎏ 정도인데 몸이 더 두꺼워야 한다. 12월에는 웨이트를 많이 할 생각”이라면서 “수비를 중간만큼은 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코치님들도 2~3년 뒤를 본다고 하셨다.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차분하게 앞을 응시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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