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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필요해' 발 안 맞는 벤투호…'점유율 84%인데' 답답했다

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2019년 12월 11일 수요일
▲ 황인범(가운데)의 득점에 기뻐하는 벤투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압도적으로 점유율은 높았지만, 그에 어울리는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홍콩과 첫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 종료 직전 황인범의 프리킥, 후반 37분 코너킥에서 나상호의 골이 나왔다.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있었다. E-1 챔피언십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대회가 아니라 대표팀 차출이 의무가 아니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파와 정우영, 남태희 등 서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지 못했다. 

홍콩전에 나선 베스트11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인물들을 여럿 찾아 볼 수 있었다. 문선민, 박주호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2018년 11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반면 김태환, 손준호, 김승대 등은 벤투호 출범 뒤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팀의 절반 이상을 사실상 새 얼굴로 꾸렸다. 김민재, 권경원, 황인범, 나상호, 구성윤은 꾸준히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시야에 있었던 선수들이다.

경기 초반 한국은 둔탁하고 느렸다. 불과 발을 맞춘 지 며칠 되지 않아 서로 어긋나는 장면이 여럿 포착됐다. 홍콩 수비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쉬운 패스미스가 나왔다. 공을 주는 타이밍과 받으려는 타이밍이 서로 어긋났기 때문이다. 전반 17분 김민재가 구성윤한테 내주는 타이밍이 어긋나 골문으로 향하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10명 모두 수비진으로 물러난 홍콩 수비진 사이에선 그 약점이 더 극명히 나타났다. 한국은 패스를 중심으로 선수들의 침투 움직임을 활발히 해 밀집 수비를 뚫으려고 한다. 하지만 발을 맞출 기회가 적은 상황에선 세밀한 패스 전개가 나오기 어려웠다. 전반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문선민-김태환-김보경-문선민으로 이어지는 간결하고 빠른 공격을 펼쳤다. 벤투호가 추구하는 공격 전개 방식이었으나 전반 내내 한 차례 찾을 수 있을 뿐이었다. 

한국은 전반 종료 시점에서 8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프타임 드레싱룸으로 향하면서 김보경과 이정협이 한참 이야기를 나눈 것 역시 이런 '조직력'의 문제였을 터.

재정비를 하고 들어선 후반엔 조금 더 섬세한 공격 전개가 나왔다. 후반전 첫 슈팅 역시 아기자기하게 '만든' 찬스였다. 후반 5분엔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손준호가 뒤로 내준 것을 김보경이 영리하게 발뒤꿈치로 흘리자 황인범이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다.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21분에도 좋았다. 김보경과 윤일록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지켰고, 황인범이 돌아뛰는 나상호의 발앞에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나상호의 크로스도 낮게 문전으로 향했지만 이정협의 슛이 홍콩 수비진에 막히고 말았다. 골이 되진 않았지만 세밀성에선 점수를 줄 만했다. 

홍콩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한국이 경기를 뛰면서 발을 맞추면서 더 유기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후반 26분 오른쪽 측면에서 나상호가 빠져나오는 과정도 절묘했다. 뒤이어 후반 27분 윤일록의 크로스가 이정협까지 연결되는 것 역시 날카로웠다. 후반 35분 손준호에서 김보경으로 연결되는 장면도 좋았다. 후반 37분 황인범의 코너킥을 김보경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것을 나상호가 머리로 마무리했으나 이번에도 세트피스에서 터진 득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홍콩의 수비를 완전히 뚫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선, 전체적인 공격에 '합격점'을 주기엔 어려웠다. 시간이 필요하다지만 채워야 할 점을 더 많이 발견했다. 대신 선수 개인의 실제 경기력과 벤투호의 색을 맞춰볼 수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성과다.

벤투 감독도 이번 대회가 실험과 점검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시즌이 진행 중인 유럽 및 중동리그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지켜보았던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많은 축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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