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비난 여론에도 황인범(벤쿠버)은 성숙한 자세로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의 계기로 삼고 있었다.

한국은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홍콩과 첫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황인범은 전반 종료 직전 절묘한 프리킥으로 한국에 선제골을 안겼다. 단순히 득점을 넘어 경기 영향력도 높았다. 중원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땐 패스로 힘을 보태고, 수비적으론 상대의 역습에 대비했다.

골을 터뜨리며 웃었지만 황인범이 보낸 'A대표팀' 생활은 그리 즐겁지 않았을 터. 황인범은 최근 10월, 11월 A매치 동안 경기력이 부진하다며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조심스럽게 던진 질문에 황인범은 "일부가 아니라 대부분이었단 것을 알고 있다"며 담담하게 답했다.

비난 여론에 정면으로 맞서며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황인범은 "(팬들의 비난이) 절대 시련이라거나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내 성장에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을 이겨냈을 때 정신적으로 성숙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 경기가 평가의 대상이란 것을 황인범도 알고 있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 잘하지 못할 때, 또는 잘했을 때 그에 따른 평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대표 선수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흔들릴 생각은 없다. (팬들의 평가가) 기준이 되진 않겠지만 많은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이 지지하는 선수가 되기까지, 은퇴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황인범은 위축되지 않았다. 선제골을 터뜨린 프리킥을 먼저 차겠다고 나섰다. 황인범은 "제가 먼저 차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김)보경이 형한테 찰 생각 있냐고 물어봤다. 보경이 형이 흔쾌히 차라고 해주시고, 내가 차는 척을 할테니 점프를 뛰고 내려오는 순간 차라고 하셨다. 차는 척을 해도 벽이 뜨질 않더라. 원래 생각한 것처럼 벽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찬 게 운이 따라서 들어갔던 것 같다"면서 득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전담 키커로 나서서 프리킥 골은 터졌지만 코너킥은 다소 아쉬웠다. 후반 37분 나상호의 골이 황인범의 발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은 13개 코너킥에서 터진 단 1골만 터진 것에선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었다. 황인범은 연습은 많이 했다. 조금 더 스스로 정확한 킥을 연결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보강할 생각이다. 조금 더 잘 준비하고, 킥이 좋은 형들한테 물어보면서 배워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전에서도 당장 만족하긴 어려운 경기력이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벤투호의 경기력에도 다시 한번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황인범은 "역시 처음 경기를 하는 형들이 많았다. 다들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많은 말을 해줬다. 잘 맞춰가는 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분명히 더 맞춰본다면 경기장에서 더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경기, 그리고 그 다음 경기에선 더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전반전에 부족했던 것들을 하프타임, 경기 중에도 맞춰갈 수 있었다. 그래서 후반전에 조금 더 여유 있게 경기를 했다. 축구는 어쨌든 골을 넣는 경기다. 기회가 왔을 때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 충분히 마무리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력으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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