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과 사진을 찍는 김민재(가운데 4번)
▲ 이영재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은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홍콩과 첫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있었다. E-1 챔피언십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소속 팀에서 대표팀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와 정우영, 남태희(이상 알사드) 등 서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지 못했다. 대신 K리그 등 동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하는 새 얼굴들이 대거 합류했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황인범의 프리킥, 후반 37분 나상호의 헤딩 골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평소 A매치와 같은 환호는 듣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같은 장소에서 치렀던 호주와 A매치에서 5만 2213명의 관중이 찾았던 것과 확실한 온도 차이가 느껴졌다. 해외파 부재, 겨울 날씨, 미세먼지, 상대 팀까지 모두 흥행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뒤엔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 포착됐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이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팬들 역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고 박수를 보냈다. 평소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에선 짧게 손 인사를 나눠야 했지만, 홍콩전을 마친 뒤엔 선수들이 직접 팬들에게로 다가갔다.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이영재(강원FC)는 다른 선수들이 모두 드레싱룸으로 향한 뒤에도 팬들과 직접 만났다. 사진 촬영에 친절히 응하고, 내미는 유니폼과 종이에 사인을 했다.

이영재는 "항상 팬들에게 사인 요청과 축구 선수로서 감사하다. 날 알아보고 하는 것이다. 숫자가 적든 많든 중요하지 않다.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당연한 일이라며 웃었다.

나상호 역시 "오늘 와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한다. 함성 경기가 크면 저희도 더 흥분되고,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경기력도 좋아질 수 있다. 저희가 팬들을 위해서도 더 뛰게 된다. 다음 경기 많이 와주시면 좋겠다"며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대표 선수이기 이전에 프로 축구 선수다. 벤투호는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팬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란 걸 알고 있다. 다소 조용했던 한국의 첫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기본을 잊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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