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왼쪽부터)이 12일 오전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실화보다 더욱 강렬한 느와르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새해 초 스크린에 찾아온다.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우민호 감독은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젬스톤픽처스) 제작보고회에서 "연기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 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조우하는 작품이자, 연기파 배우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출연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원작은 지난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 간 연재됐고, 단행본은 한일 양국에 발매돼 당시 총 52만 부가 판매되는 등 세상에 반향을 일으켰다. '남산의 부장들'은 원작을 근간으로 대한민국 1960~70년대 근현대사 중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꼽히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사건의 현장과 그 이전 40일 간의 흔적을 낱낱이 좇는다.

▲ '남산의 부장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이 12일 오전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우민호 감독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톱 배우 이병헌을 비롯해 곽도원, 이성민, 이희준 등 초호화 배우들을 한데 모은 것에 대해 "시나리오 쓸 때부터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배우들이었는데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20년 전 원작을 처음 읽고 영화화를 꿈꿨다는 우민호 감독은 "흥미롭게 단박에 읽어내려갔다. 제가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 18년의 시간이 흥미진진해서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화하고 싶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과 '내부자들'로 707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로 또 한 번의 흥행을 노린다. 이병헌은 충성의 주인공에서 총성의 주인공이 된 '2인자'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굉장히 뜨거웠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고,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장르적으로 아주 세련된 느와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배우 이병헌이 12일 오전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참석했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이성민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대통령 박통 역을 맡았다. '바람바람바람', '목격자', '공작', '마약왕', '블랙머니' 등 선보이는 영화마다 '비교불가 역대급 리얼리티' 캐릭터를 자랑하는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또 한 번의 캐릭터 경신을 노린다.

곽도원은 미투 논란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약 2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곽도원은 '남산의 부장들'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이번 영화에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연기한 곽도원은 "이런 자리 오랜만이다"라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미투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이지만 영화를 위해 다른 심경 표현은 자제한 듯 보였다. 

'믿고 보는 배우' 이희준은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연기한다.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체중을 무려 25kg 증량했다는 이희준은 "모티프가 된 실제 인물이 덩치가 있어서 찌면 좋을 것 같았다. 감독님도 '강요는 안 하지만 찌면 좋겠지' 하셔서 찔 수밖에 없었다. 식단은 자는 거 외에 계속 먹는다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특히 '남산의 부장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10.26 사건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다. 실제 역사를 다루는 만큼 실재했던 상황과 실존했던 인물들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우민호 감독은 "최대한 냉정하게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왼쪽부터)이 12일 오전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배우들 역시 독재와 중앙정보부를 둘러싼 근현대사를 제대로 전달하되, 인물 각자의 상황과 속내를 설득적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헌은 "실제 사건과 실존했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라 모든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실제 있었던 일이 왜곡될까봐 많이 경계하는 촬영이었다. 근현대사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은 잘 알고 있지만, 인물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관계를 깊이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들도 현장에서 되도록이면 많은 자료들, 증언들, 인터뷰들을 보려고 노력한 특이한 케이스였다"고 말했다. 

곽도원은 "실존했던 인물들이라 연기하기 까다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저는 시대적인 느낌은 있었지만 인물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었던 권력자가 쫓기는 삶을 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며 표현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촬영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희준 역시 "실제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지 않나. 극단적인 양쪽의 자료를 다 찾아봤다. 저도 결국 한 인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입장과 상황에 있는 인간에 공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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