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시장에서 대형 지출을 꺼리고 있는 앤드루 프리드먼 LA 다저스 사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돈을 쓰겠다고 공언한 팀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신중했던 LA 다저스는 역시 신중하다.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 속에 결국은 전력 보강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들이 속속 행선지를 결정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선발투수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잭 휠러가 필라델피아와 5년 1억1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시장 과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10일에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 달러에 재계약하더니, 11일에는 ‘최대어’ 게릿 콜이 9년 3억2400만 달러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을 쓰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스트라스버그는 종전 투수 최고액이었던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7년 2억1700만 달러)의 기록을 넘었고, 콜은 아예 투수 첫 3억 달러 및 9년 FA 계약을 완성했다. 12일에는 야수 최대어인 앤서니 렌던이 7년 2억4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시장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워싱턴, 2009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어 자존심을 구긴 뉴욕 양키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구단주부터 “돈을 쓰겠다”고 공언했던 LA 에인절스 모두 시장에서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역시 자금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을 받았던 다저스는 조용하다. 12일 불펜 자원인 블레이크 트레이넨을 1년 1000만 달러에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다저스는 콜 영입에 관심이 있었다. 8년 3억 달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례적인 9년 계약을 제시한 양키스를 이길 수 없었다. 렌던 영입전은 막판 발을 뺀 것으로 소개됐다. 에인절스가 대형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미련 없이 빠져 나왔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묻어나온다는 평가다.

오버페이는 하지 않았지만, 전력 보강 요소는 뚜렷하지 않다. 특히 선발진이 그렇다. 류현진과 리치 힐이 FA 자격을 얻음에 따라 최소 한 명 정도의 선발 보강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콜, 스트라스버그와 모두 만나고도 영입에 이르지 못했다. 류현진 재결합은 소극적이고, 매디슨 범가너에 얼마를 제시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역시 오버페이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선수를 뺏기는 게 지금 FA 시장이다.

다저스는 앤드루 프리드먼 현 야구부문 사장이 팀에 온 뒤 외부 FA 시장에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1억 달러 외부 FA 투자는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는 비대해진 팀 연봉을 줄인다는 좋은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팀 연봉이 많이 낮아져 사치세 기준 밑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이제는 쓸 때가 됐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여전히 소극적이다.

물론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전력보강이 없어도 내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1988년 이후 한 번도 없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프리드먼 사장의 행보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은 가운데, 어떻게 오프시즌을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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