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짧은 기간에 많은 변화로 팀을 바꾼 콜린 벨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7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여자부 일본과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며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인 한국은 10위 일본에 주눅 들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볼 점유율은 밀렸어도 경기를 대하는 자세나 공격 역동성, 투지 등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국 태생으로 독일 이중국적자인 콜린 벨 감독을 선임했다. 여자 축구의 진보를 위해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선임을 선택했다.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북한,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실력이 워낙 좋아 세계대회 출전에 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전술보다 심리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며 자신감 높이기에 주력했다,

중국과 첫 경기를 0-0으로 비겼던 대표팀은 대만을 3-0으로 이기며 조금씩 벨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했다. 벨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전체 대형을 전진하는 과감한 플레이로 기존의 대표팀의 신중한 플레이를 지워버렸다.

상황에 따라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한 번에 상대 수비 진영으로 연결하는 롱패스도 자주 나왔다. 전방에서 공격수가 과감하게 수비와 경합해 골 기회든 파울이든 얻어내 공격을 전개하자는 의미였다. 최유리(구미스포츠토토), 여민지(수원도시공사)가 과감한 태클로 상대 볼을 가로채려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일본전에서는 더욱 놀라운 모습이었다. 이영주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고 장창과 박예은을 전진, 손화연-여민지-최유리로 이어지는 스리톱 공격을 지원했다. 패스 정확도가 다소 떨어져 공격 흐름이 종종 끊겼지만, 실수에 굴하지 않고 지속해서 도전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수비도 마찬가지, 골잡이 아와부치 마나가 빠졌어도 일본의 공격은 정교하게 한국의 수비를 공략했다. 심서연과 홍혜지가 역할 분담을 적절히 했고 스페인 리그 진출 예정인 장슬기와 김혜리도 악착같이 공격진에 붙어 막았다. 다만, 43분 심서연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실점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잘 버텼지만, 운이 없었다.   

벨 감독은 경기 내내 기술지역 앞에서 벤치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지도했다. 수비적으로 내려서려는 모습이 나오면 팔을 들어 당기며 공격적으로 올라서라고 독려했다. 감독이 90분 내내 앉아 있지 않으니 선수들이 없던 힘까지 내는 것은 당연했다. 전투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여자대표팀이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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