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선수들과 볼 경합에 집중하는 김민재(왼쪽 빨간색 유니폼, 4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위력적인 수비에 공격 가담 능력까지, 아시아는 좁다는 것을 김민재(23, 베이징 궈안)가 다시 한번 증명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남자부 일본과 최종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하며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넓고 커서 경기 집중력 유지가 쉽지 않다. 수비수가 볼의 궤적을 집중해 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일본이 주로 23세 이하(U-23) 선수의 힘과 속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오면 대응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평소 경기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수비에서 집중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일본의 속도 제어가 가능하다.

김민재는 수비의 중심이다.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호흡이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 리더는 김영권이지만, 김민재가 수비 안정을 위해 대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빌드업이 필요하면 순간적인 판단으로 중앙선을 지나 아크 부근까지 침투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5일 중국전에서 머리로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배달했던 김민재는 일본전에서도 우월한 피지컬 능력을 앞세워 공수 능력을 뽐냈다.

특히 세트피스 가담 능력은 최고였다, 전반 9분 주세종(FC서울)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받았고 크로스바 왼쪽 모서리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확인했다.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에 빠른 움직임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11분에는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일본의 스로인을 가로채 전방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에게 전진 패스로 공격 연계 능력까지 보여줬다.

수비도 아시아 최정상임을 몸으로 알렸다. 35분 일본 공격진이 압박하자 볼 트래핑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승규가 패스한 것을 잡은 뒤 수비가 근접하자 아크를 크게 돌아 움직이며 압박에서 벗어나는 여유를 과시했다. 이후 일본의 측면 가로지르기나 드리블은 모두 김민재가 잘라냈다.
 
일본 공격진은 김민재 대신 김영권의 뒷공간을 파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김민재의 협력 수비와 김영권의 일대일 수비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페널티지역 안에서 애매한 볼이 떨어져 위기에 몰리자 오버헤드킥으로 걷어내는 순발력으로 팬들의 함성과 박수를 유도했다.

35분에는 상대 돌파를 막다 넘어지며 오른 정강이를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김민재! 김민재!'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대표팀 경기에서 특정 선수를 연호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김민재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김민재는 겨울 이적 시장 유럽 다수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탈아입구(脫亜入欧-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향하자)'를 외치는 일본보다는 김민재에게 더 어울리는 단어라는 것을 동아시안컵을 통해 완벽하게 증명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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